[사회] '당고개역에 서낭당은 없다'…노원구, 30년 넘은 역명 바꾸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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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는 7일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이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고개역 이란 역명(驛名)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지역 이미지를 낙후된 곳으로 느끼게 한다는 주민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한때 지하철 4호선 종착역으로 유명했던 당고개역은 1993년 4월 개통됐다. 건설 초기 화려한 역사 디자인 덕에 광고 촬영지로도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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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승강장 모습. 사진 노원구

당고개는 ‘서낭당이 있는 고개’란 뜻이다. 정확히는 당(堂)고개’다. 과거 이 지역 고개를 지나는 사람들이 몸에 지니던 돌을 쌓아둔 자리가 서낭당이 됐다는 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역 인근의 당현천이나 당현초등학교 역시 당고개 한자 표현인 ‘당현(堂峴)’을 따온 것이다. 하지만 당고개란 명칭은 지하철이 건설될 무렵에는 완전히 잊힌 이름인 데다, 민속 신앙과도 관련이 있어 지하철 개통 당시에도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노원구,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을 불암산역으로 개정 추진

주민 조사 결과 73.4%가 역명 변경에 찬성 

이런 가운데 최근 당고개역이 위치한 상계 3·4동 재정비 촉진사업도 변경에 힘을 실었다. 한때 서울 동북부 끝자락이자 달동네였던 상계 3·4동은 6개 구역에서 재정비 촉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4구역과 6구역은 입주를 마친 상태다. 역세권 주변이 크게 변화하는 상황인 만큼 낙후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역명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원구청 측은 “최근 주민 의견수렴 결과, 응답 주민 3724명 중 73.4%(2734명)가 역명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기존 역명으로 사용하던 ‘당고개’ 자체도 일찌감치 소멸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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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인근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 모습. 최근 이 일대는 재정비촉진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 노원구

노원구는 지난 3월부터 새로운 역명을 공모한 결과 30개가 제시됐다. 이후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달 노원구 지명위원회를 열었다. 지명위원회는 당고개역 이름 개정 사유가 ‘적합’하며, 새로운 역명으로는 ‘불암산역’을 의결했다. ‘불암산역’은 주민 의견수렴 결과, 과반수가 선호했다고 노원구는 설명했다.

당고개 역명 개정은 현재 서울시 지명위원회 심의 등을 앞두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거단지 재정비를 통해 변화하는 지역 실정과 맞지 않는 명칭을 주민 의견에 따라 바꾸게 됐다”며 “2013년 현실과 맞지 않던 성북역을 광운대역으로 변경한 것처럼, 지역 정체성에 맞는 새로운 역명을 상계 3ㆍ4동에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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