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환율·고유가에 발목 잡힌 항공사...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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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분기 기준 매출 4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장거리 여객 수요 증가와 항공 화물 수요가 늘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유류비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7일 2분기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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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장거리 노선·C커머스 매출 견인

2분기 매출 상승은 장거리 노선과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 덕분이다. 2분기 여객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조444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 노선의 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 수익도 함께 증가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인 미주, 유럽 노선의 비즈니스와 개인 관광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2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 유치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조972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산업 업황 개선으로 안정적인 항공화물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고환율·고유가’에 고정비 증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건 고공행진 중인 환율과 유가 영향이 크다. 항공업계는 환율·유가에 가장 민감한 산업군 중 하나다. 항공기 리스 비용이나 유류비 등을 모두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가치가 10원 떨어질 때마다 약 270억원의 외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항공기 리스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환율 부담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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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도입 예정인 보잉 777-9, 보잉 787-10. 사진 대한항공

유류비도 마찬가지다. 항공유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30%가량을 차지한다.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유 가격 상승은 곧 항공사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 전체 영업비용은 14조3217억원으로 이 가운데 연료 유류비가 33.5%(4조8023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분기 여객사업은 하계 성수기 수요 집중기간 동안 증편 및 부정기 확대 운영 등으로 수익 극대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후보자인 에어인천과 매각 기본합의서(MA)를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합의서 체결을 토대로 연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최종 심사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EU는 지난 2월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을 허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객 4개 중복 노선에 대한 신규 항공사의 노선 진입 지원 등 2가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LCC는 적자 전환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고환율과 고유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7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2분기 매출 4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손실 95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티웨이항공도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유럽 취항 등을 앞두고 채용을 크게 늘리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증가한 탓이다.

LCC의 경우 자체 구매 항공기보다 임차 항공기가 많아 환율에 더 취약하다. 환율이 오르면 곧바로 비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올해 하반기에도 항공기 임차료와 정비비, 유가 등 비용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하반기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이고, 인도네시아 발리·바탐 취항 등 노선 다각화, 구매기 도입을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하반기 본격적으로 취항하는 유럽 노선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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