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폭염 막판 발악? 입추에도 열대야…서울 17일째 '최악 밤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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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입추에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7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 인근 달구벌대로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뉴시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인 7일에도 폭염의 기세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서울에서는 17일 연속으로 기록적인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온난습윤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여 열대야가 나타난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서울은 이날 최저기온이 27.2도를 기록했고, 금천구는 28.1도 밑으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은 지난달 21일 이후 1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현상을 말한다.

한낮에도 높은 습도 탓에 서울의 체감온도는 33.6도까지 치솟았다. 경기 용인(이동묵리)과 전남 화순(화순능주)은 각각 37.9도와 37.6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가마솥 폭염’이 나타났다.

역대급 입추일 밤 더위 겪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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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이날은 가을로 들어선다는 절기인 입추(立秋)다. 24절기 중 13번째이자 6개 가을 절기 중 첫 번째다. 하지만, 24절기는 과거 중국 화북지방의 계절 현상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의 실제 기후와 차이를 보인다. 8월 초는 여전히 폭염의 기세가 꺾이기에는 이른 시기다.

다만 이를 고려해도 올해 입추일의 밤 더위는 이례적으로 강하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1994년부터 올해까지 31년간의 입추일 기온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의 입추일 최저기온(오후 2시 기준)은 2022년과 함께 역대 가장 높았다. 평년과 비교해도 3.9도나 높은 수치다.

올여름 열대야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여름보다 더 심하다. 지난달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8.8일로 기상청이 전국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많았다. 평년(2.8일)보다도 3배가량 많이 발생했다. 서울도 열대야 일수가 13일에 달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덥고 습한 남서풍이 평년보다 자주 불어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남서풍을 따라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높은 습도 탓에 밤 사이 기온이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열질환 밤낮 없어져…다음 주까지 열대야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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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19일째 이어진 7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열대야를 피해 나온 주민들이 잠을 자고 있다. 연합뉴스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온열질환도 밤낮이 없어지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의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연보를 보면 오전 6∼10시에 발생한 환자는 2011년 20명에서 지난해 265명으로 12배 이상 늘었다. 이보다 이른 오전 0∼6시 사이 환자 역시 10명에서 42명으로 4배가 됐다.

밤 더위의 기세는 입추를 지나 다음 가을 절기인 22일 처서(處暑)가 돼서야 꺾일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중기예보에서 광복절을 지나 17일까지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역시 다음 주까지는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고, 밤사이 열대야가 지속되는 곳이 많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수시로 건강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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