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년 후면 몸 굳어서 죽는다고?"…희귀 유전병 알게 된 20대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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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발생하는 선천성 중추신경계 질병이자 희귀 유전병인 '헌팅턴병'을 앓고 있는 샬럿 컨(사진 왼쪽)과 그의 어머니(오른쪽 사진의 왼쪽). 사진 틱톡 캡처

생존 기간이 20년 정도인 희귀 유전병을 4대 째 앓고 있다는 20대 영국인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더 선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샬럿 컨(27)은 최근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진단을 받았다. 증조할머니, 외할머니, 어머니에 이은 4대 째 같은 병 진단이다.

헌팅턴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발생하는 선천성 중추신경계 질병이다. 인지·성격 장애, 무도증, 치매 등 증상이 오랜 기간 진행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유전병이다. 일반적으로 진단에서 사망까지는 15~20년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샬럿은 증조할머니를 포함해 외할머니, 어머니까지 헌팅턴병 진단을 받았다. 샬럿의 외할머니는 2002년 병을 진단받아 20년에 가까운 투병 생활 끝에 지난 2021년 사망했다.

검사 결과 샬럿도 헌팅턴 유전자가 있었다. 샬럿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걷거나 말하거나 음식을 먹는 등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며 "외할머니를 가까이서 간병하다 보니 나도 이 질환에 언젠가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소식을 들은 샬럿의 어머니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2002년 외할머니가 헌팅턴병 진단을 받은 후 샬럿의 어머니 역시 검사를 받았는데, 이때 헌팅턴병 진단을 받았다.

샬럿은 "어머니가 그렇게 절망스러워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함께 외할머니의 투병 생활을 봤으니 가족들 모두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만 병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샬럿은 "앞으로 20년 동안 서서히 몸에서 나타날 일을 벌써 알고 있으면 두렵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데 오히려 아는 게 힘이어서, 질환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임상 시험이 있는지 알기 때문에 미래를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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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발생하는 선천성 중추신경계 질병이자 희귀 유전병인 '헌팅턴병'을 앓고 있는 샬럿 컨과 그의 어머니(왼쪽 사진의 왼쪽), 외할머니(오른쪽 사진의 왼쪽). 사진 틱톡 캡처

헌팅턴병은 영국의 약 10만명 중 8명에게 발병하는 희귀 질환이다. 대부분 30~50세에 발병하나 간혹 20세 이전이나 50세 이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에는 정신적으로 무능력한 상태에 이르고, 걸음걸이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등 몸을 스스로 가누기 어려워진다. 오랜 기간에 걸쳐 병이 진행되면 몸이 굳어서 뻣뻣해지고, 언어 능력과 기억력이 급속도로 저하된다.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지만 약물을 통해 일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유전 질환이므로 헌팅턴병을 앓는 성인의 자녀에게는 성별과 관계없이 각각 50%로 우성 유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헌팅턴 환자는 34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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