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지막 발차기 불필요"vs"봐주는게 되레 무례&#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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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대표 박태준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부상당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 체급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박태준(20·경희대)이 새 역사를 쓰고도 기쁨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상대로 2-0(9-0 13-1)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 몸통을 공격하며 공세를 펼친 박태준은 일방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수세에 몰린 마고메도프가 1라운드 1분 7초를 남겨두고 왼발차기를 시도했다가 박태준과 엉키며 쓰러졌다.

마고메도프가 매트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자 박태준이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박태준이 상대를 걱정하며 주위를 맴돌자 심판이 그를 향해 물러나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곧이어 응급 처치를 받은 마고메도프가 일어섰고, 박태준은 상대에게 두 차례 고개를 숙이며 미안함을 전했다. 이 장면을 두고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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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가 부상으로 고통스러워하자 마고메도프를 살펴보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은 2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박태준이 회전차기 등을 성공시키며 13-1로 크게 앞서 나갔다. 2라운드 종료 1분 2초를 남기고 박태준이 오른발로 몰아치는 순간 마고메도프가 또다시 넘어졌다.

마고메도프는 왼발을 잡은 채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고, 박태준은 한동안 마고메도프 곁을 떠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박태준 기권승으로 마무리됐고, 두 선수는 포옹하며 축하와 위로를 나눴다.

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부축을 받으며 매트 위를 떠난 뒤에야 태극기를 들고 그랑팔레 팔각 매트를 질주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박태준은 마고메도프를 부축하며 걸어 나왔다. 마고메도프가 박태준의 어깨를 잡으며 걷자 박태준이 그의 속도에 발을 맞췄다.

그랑팔레를 박수로 채운 그의 올림픽 정신을 두고 일부 해외 네티즌들은 비판적인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2024 파리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다친 상대를 가격하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다", "진정한 승자는 아제르바이잔 선수", "박의 마지막 발차기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이 보이지 않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스포츠에서 상대를 봐주는 건 오히려 그를 무시하는 행위", "심판 종료 사인이 나오기 전까지 끝까지 싸우는 게 맞다", "아제르바이잔 선수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정상적인 경기, 완벽한 공격이었다", "상대가 다쳐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 정신" 등 의견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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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획득한 박태준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은메달을 딴 마고메도프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공격한 박태준의 집중력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마고메도프는 "(부상에도) 제 기술에 집중하려고만 했다. 이번에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금메달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고 나서 차면 반칙이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공격하는 게 정해진 규칙이다.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지 않아서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에 "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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