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파리서 발목부상 또 있었는데…안세영 vs 협회 쟁점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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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배드민턴협회의 운영 문제점을 지적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스1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불붙인 선수 부실 관리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제기한 문제들 외의 새 이슈까지 추가되면서 진실 공방의 전선도 확대됐다. 2024 파리올림픽 종목 일정을 마치고 7일 귀국한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 관계자들은 논란과 관련해 선수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엇갈리는 양측 주장을 핵심 키워드별로 팩트체크하고 정리했다.

①무릎 부상 오진=안세영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인대를 다쳤다. 이후 5주간 재활한 뒤 지난해 11월 다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부상 직후 정밀검진에선 2~4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는데, 이후 연말에 실시한 재검진에서 부상 정도가 당초 판단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안세영은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참으며 경기해 재활 기간이 길어졌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치료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선수가 검진을 받은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판독·진단·치료를 진행하다보니 혼선이 빚어진 것 같다”면서도 “병원 측에서 11월 국제대회 참가를 만류했지만 선수가 출전을 강행했다”고 선수 탓을 했다. 올림픽을 반년 앞둔 중요한 시점에 핵심 선수의 부상 정도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협회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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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안세영. 전민규 기자

②전담 트레이너 배정 거부=안세영은 지난 2월부터 협회가 배정한 전담 트레이너 한수정씨와 함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반년 가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안세영측 관계자는 “파리올림픽 개막에 앞서 대회 기간 중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협회에 전달했지만 최종 무산돼 선수가 크게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해명은 정반대다. “한 트레이너는 지난해 7월 채용했다. 지난 6월로 계약 기간(1년)을 모두 채웠지만, 안세영 선수 지원을 위해 프랑스 현지 출발 직전인 지난달 12일까지 계약을 임시 연장했다”면서 “협회가 올림픽 일정 종료시까지 추가 연장을 제안했으나 한 트레이너가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림픽 기간 중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싶다는 선수측 의견이 협회로 공식 전달된 바 없다”고도 했다. 추후 첨예한 진실 공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③올림픽 직전 추가 부상=올림픽 개막 직전 안세영이 파리에서 막바지 훈련하던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협회는 “진단 결과 안세영 선수의 발목 힘줄이 일부 손상됐다는 소견을 받았다”면서 “대한체육회 의무팀 치료, 파리 시내 한의원 진료 등을 제시했지만 선수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섭외해 서울에서 파리로 급파했다. 이를 위해 1100만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협회가 선수측에 ‘조용히 넘어가라’고 종용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부상 사실이 경쟁자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측은 “부상 이후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고, 그제야 협회가 한의사를 보냈다”며 늑장대응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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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와 함께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안세영. 전민규 기자

④프랑스행 이코노미석 이용=안세영은 프랑스 이동에 앞서 협회에 “컨디션 관리를 위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동료와의 형평성 문제를 알면서도 요청한 건 무릎 부상에 따른 후유증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회는 지난 2018년에도 비즈니스석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세계선수권대회 열린 중국으로 이동하며 감독과 선수 등 6명은 이코노미석을, 임원진 8명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이 일었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국제대회를 앞두고 주인공인 선수를 먼저 배려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정착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⑤국제대회 참가 일방 통보=협회가 선수와 사전협의 없이 올림픽에 앞서 열린 특정 대회 참가를 강요하거나 불참을 결정했다는 내용도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선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출전을 강요하거나, 또는 그 반대의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선수의 몸 상태를 감안해 코칭스태프가 충분히 협의한 끝에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선수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진 상황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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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거는 과정에서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남모를 고통을 겪었다. 파리=김성룡 기자

⑥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 불참=안세영은 관례를 깨고 금메달 획득 다음 날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회견을 주최한 대한체육회는 "선수 측에서 기자회견에 나서기 어렵겠다는 뜻을 밝혀 관련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세영은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저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협회는 "관련 상황을 모른다"고, 김택규 협회장은 "나 또한 (안세영이)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은 게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누가 어떤 이유로 내린 결정인지에 대해 추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⑦국가대표 탈퇴 후 독자 행보=안세영은 시상식 직후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선수 관계자는 “협회와 대표팀에 실망한 안세영이 향후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의지를 갖고 있다. 필요할 경우 법적 투쟁까지 불사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에둘러 불가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로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경우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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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획득 직후 믹스트존에서 심경을 밝히는 안세영. 파리=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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