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펜실베이니아 '해리스 돌풍' 진앙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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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위스콘신 유세에 약 1만 5000명이 운집했다. 미시간에도 약 1만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전날 펜실베이니아에서 시작한 두 사람의 동반 출격 이후 한층 기세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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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오클레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하기 전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과 TV토론 참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을 거치며 패배감이 팽배했던 민주당의 분위기가 해리스의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이 됐던 6일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유세를 기점으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러스트벨트’ 중심서 시작된 흥행

6일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대다수의 정치 분석 기관들이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월즈 효과’의 관점에서 민주당의 급속한 결집을 분석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자신을 펜실베이니아 토박이라고 소개한 팀 스콧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모두 트럼프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지금까지는 바이든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포기했던 면이 강했다”며 “소극적이던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바이든 때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해리스의 열정과 에너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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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로멀러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족과 함께 유세장을 찾은 앤서니 홉스도 “해리스가 월즈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가운데 누구를 택하느냐는 이제 전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중요한 건 이제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고, 해리스가 월즈가 아니라 숲에 있는 돌이나 나무, 풀을 택했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위스콘신·미시간서도 1만명 돌파

11월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부 공업지대)의 중심지 펜실베이니아에는 현재 경합주로 분류된 지역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는 쪽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에서의 표심은 투표 성향이 유사한 인근 위스콘신(10명)·미시간(15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전날 1만 5000여명이 운집했던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이어 이날 위스콘신과 미시간 유세에도 각각 1만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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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 도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특히 이날은 무더위 속에 몰려든 인파로 인해 의료사고가 속출했다. 단상에 오른 월즈는 폭염으로 쓰러진 사람들이 발생하자 “물을 마시고, 서로를 돌봐달라”며 “우리는 이웃이고, 결코 ‘기이한(weird) 사람’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더위 속에서도 환호가 계속 이어졌다. 월즈가 언급한 ‘기이한 사람’은 그가 평소 트럼프를 지칭할 때 써왔던 말이다.

“싸우자”에 맞선 “구속하라” 구호

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바이든 대신 해리스가 전면에 나선 이후 발생한 가장 큰 변화는 선거 이슈의 이동”이라며 “바이든의 고령 논란에 가려져 있던 트럼프 관련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확대하고, 민주당 내의 결집과 자신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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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오클레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해리스는 이날도 자신의 검사 경력을 언급하며 “트럼프의 유형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지지자들은 단순한 환호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 구속”이이라고 외쳤다. ‘구속하라’는 구호가 그치지 않자, 해리스는 “우리가 11월에 그를 이길 것이고, 법원이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뒤에야 연설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트럼프·밴스 계속 떠들게 하라”

해리스의 지지자들도 기자에게 해리스와 월즈를 ‘급진 좌파’로 몰아세우는 트럼프의 전략에 대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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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7일(현지시간) 치페와 밸리 지역 공항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2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올리비아 테일러는 “우리는 이미 트럼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해리스에게 가장 좋은 전략은 트럼프와 밴스가 ‘헛소리’를 계속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아나 그린은 “트럼프의 전략은 오히려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곳(러스트벨트)에서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트럼프가 더 불리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反)트럼프 정서가 확산된 가운데 미시간 37만명의 조합원이 있는 미국 최대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은 이날 미시간 유세에서 “해리스는 파업 노동자들과 함께 피켓 라인에 섰던 여성이고, 월즈는 우리 노동계급의 한 사람”이라며 “트럼프는 억만 장자 계측의 앞잡이이자 배반자(scab)”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배반자’란 구호를 따라 외쳤다.

트럼프 공식일정, 금요일 1개뿐

대선 진용을 갖춘 해리스가 주요 경합주를 순회하는 가운데, 이번주 공지된 트럼프의 공식 일정은 오는 9일 몬테나 유세가 유일하다. 보수 성향 온라인 인플루언서와 폭스뉴스 인터뷰를 진행한 것 외에는 해리스의 대규모 유세에 맞설 이슈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를 대신해 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위원(오하이오)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에 이어 이날도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 해리스의 유세가 열린 지역에서 ‘맞불 유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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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7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치페와 밸리 지역 공항에서 에어포스 2를 바라본 뒤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해리스와 밴스의 전용기가 나란히 공항에 내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밴스는 해리스의 전용기 ‘에어포스2’ 쪽으로 걸어가다 기자들에게 “미래의 내 비행기를 살펴보고 싶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뒤 현 정부를 ‘바이든 정부’가 아닌 ‘해리스 정부’로 부르며 “해리스 정부에서 폭력 범죄 증가세가 하늘을 찔렀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가 부통령에 취임한 뒤 식료품 가격은 30%, 유가는 50%, 집세는 40% 올랐다”며 “해리스, 당신은 해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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