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부 “제3국출생 탈북민 자녀 법적 보호 강화…특례입학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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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8일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협의회를 열고 '2024년 시행 계획'을 의결했다. 사진 통일부

통일부가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법적 보호 체제를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북한이탈주민법)을 손질해 제3국 출생 자녀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고, 이들에 대한 대학 특례 입학 등 교육 지원을 북한 출생 탈북민과 동등한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는 이날 김수경 차관 주재로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협의회’를 개최하고 이런 추진 방안을 담은 올해 시행 계획을 심의·의결 했다. 국내 입국 탈북 청소년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은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행법상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제도적 투명인간'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중앙일보 7월 11일 1·8면, 12일자 8면 보도〉

통일부는 우선 북한이탈주민법 제2조 '(북한이탈주민의)정의'에 '제3국 출생 자녀'를 추가, 이들도 탈북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3국 출생 자녀가 북한 출생 자녀와 동등한 절차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고, 교육·보육 지원 대상에도 이들을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법이 개정되면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도 대학 특례 입학과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18세가 넘어 한국에 입국한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은 중국 등 출생지에서 이수한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주로 정규 교육 과정이 아닌 남북하나재단 기부금 사업으로 운영되는 대안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 등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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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정착지원 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을 받는 서울 관악구 소재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에서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 청년들이 윤동주 교장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우리들학교 제공

다만 제3국 출생 자녀들은 여전히 초기 정착 지원금 지원 대상은 아니다. 병역 지원 등 보완이 필요한 지점들도 남아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태어난 제3국 출생 자녀들은 한국어를 하지 못 해 병역 의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처음 기념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정비 성격이었다. 회의에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 외교부, 경찰청, 여성가족부, 국군방첩사령부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측은 옵서버로 참여했다.

회의를 통해 정부는 탈북민 정착 지원과 관련해 현행 1000만원인 초기 정착 지원금을 상향 조정하고, 정부·공공기관에서 탈북민 채용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정착 지원금의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탈북민의 약 37%를 차지하는 30~40대 여성의 일·육아 병행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운영 중인 '아이돌봄 서비스' 우선 지원 대상에 탈북민을 포함하기로 했다.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돌보미가 찾아가 자녀를 돌봐주는 서비스로, 기초생활 수급자·차상위 계층과 한부모·다문화 가정은 우선 제공 대상자에 해당하지만, 탈북민은 포함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고학력·엘리트층이 꾸준히 유입되는 점을 고려해 탈북민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 유인 체계를 마련하고, 변호사 등 전문직 양성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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