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품 개발시간 99% 줄였다” LG이노텍, 디지털 트윈 기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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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전 세계 1위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기업 앤시스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전 공정으로 확대 적용한다고 8일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공장을 똑같이 복제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제품·공정 개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산업용 로봇과 함께 최근 제조 현장에서 도입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앤시스는 엔지니어가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로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관련 분야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는 ‘히든 챔피언’으로 꼽힌다. 지난 1월 미국 반도체 디자인 회사인 시놉시스가 340억 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한 뒤 현재 각국에서 기업결합 심사 단계에 있다.

LG이노텍은 앤시스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반도체를 올려놓는 기판인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S) 개발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개발 기간을 기존 11일에서 3.6시간으로 99%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기판은 제조 과정에서 가해지는 열과 압력 등으로 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3차원 모델링을 통한 가상 시뮬레이션을 미리 실행해 기판의 휨 정도를 예측하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전장·센싱 등 자율주행 부품을 비롯한 전 제품군 개발·생산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상공간에서 공정을 미리 진행하면 컴퓨터가 다양한 생산 설비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생산과정에서 측정이 어려운 액체나 열·공기 흐름 등 세세한 조건까지 미리 가늠해 최적화할 수 있다.

앤시스·지멘스 외에도 엔비디아 등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생산성 혁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선 LG전자가 관련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원)에서 2030년에는 2685억 달러(약 3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과 전자 부품업계에서 경쟁 중인 대만 폭스콘도 엔비디아와 손잡고 전 세계 생산라인을 가상공간에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구축에 나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생산효율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가 전자부품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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