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로 예정됐던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 6명의 취임에 일시 제동이 걸렸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 임명 집행정지 신청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8일 “방통위가 지난달 31일 김동률·손정미·윤길용·이우용·임무영·허익범을 방문진 이사로 임명한 처분을 오는 26일까지 효력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신청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이 아닌 임시 효력 정지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결정에 필요한 기간 동안 불필요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으므로 잠정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달 31일 방통위 전체 회의 결정에서 시작됐다. 그간 0명 체제였던 방통위는 이날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이 임명되자마자, 방문진 이사진 6명을 새로 선임했다. ‘드루킹 특검’을 맡았던 허익범 변호사 등이 포함되며, 이사진이 여권 우위로 바뀌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야권 추천 이사 등이 “단 두 명의 찬성으로 이뤄진 이사 임명은 법적 정당성이 없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가 당초 9일이던 심문 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수용해 19일로 늦춰주면서 다툼의 대상인 임명 처분의 효력도 잠정 정지시킨 것이다. 일정 연기로 원고의 소송 이익이 사라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총 9명인 방문진 이사회는 이사 6명만 참석해도 안건을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신임 이사 6명 주도로 지난해 3월 취임한 안형준 MBC 사장을 조기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법원 결정 후 방통위는 “법원이 임명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했을 뿐, 원고 주장을 인용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