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8조 돈맥 끊기나…구글 독점 판결 그후, 애플 덮친 '머니쇼크&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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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법원이 구글을 독점 기업이라고 판결한 이후, 전자·정보기술(IT)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종 판결까지는 수년 더 걸릴 예정이지만, 구글과 애플·삼성 등 기기 제조사 간 검색엔진 관련 계약이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애플·삼성으로선 핵심 수익원이 타격을 입는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검색엔진을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기본 설정에 탑재하는 대가로 2021년에만 263억 달러(약 26조원)을 지불해왔다. 그러나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이 이를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보면서 구글은 향후 관련 운영 방식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AP통신은 “구글은 2022년 애플에 약 200억 달러(약 28조원)를 지불했고, 이건 2020년의 두 배 규모”라며 “애플 수익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 거래가 종료되면 애플 연간 수익의 4~6% 가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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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역 애플 스토어 안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구글과 결별하고 자체 검색엔진 개발을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개발·운영 비용이 만만치 않다. 미 ABC 뉴스는 “애플과 구글 거래를 막는 명령은 단순히 수익을 뺏는 것 이상”이라며 “애플이 자체 검색 기술 개발을 위해 비용을 지출해야 할텐데 2020년 분석에 따르면 300억 달러(약 41조원) 이상 비용이 들 것이며, 검색엔진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70억 달러(약 10조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라고 전했다.

애플은 이전에도 구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적인 검색 서비스 개발을 검토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구글과 계약 해지 후 첫 5년 동안에만 120억 달러(약 17조원) 이상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계획을 철회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번 판결의 영향권에는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은 삼성과도 유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 규모는 (애플보단) 훨씬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구글과 게임제작사 에픽게임즈 간 소송에서 구글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자사 검색엔진과 앱 스토어를 기본 탑재하기 위해 연간 20억 달러씩 4년간 삼성에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증언이 외신 보도로 나온 바 있다. AP 통신은 “갤럭시 기기에서 일어나는 구글 검색과 크롬 브라우저를 통한 검색에서 일어나는 (광고) 수익의 80%를 삼성이 가져간다”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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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관련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애플과 삼성 등이 구글 대신 다른 검색엔진 기업에서 ‘탑재료’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긴 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MS는 빙에 AI(인공지능) 챗봇을 탑재하면서 구글이 독점한 검색시장의 틈새를 노려왔다. 다만 구글이 지난해에만 광고 수익으로 2378억달러(327조1600억원)을 벌어 들이 광고 거물이라, 애플·삼성이 구글에서 빙으로 검색엔진을 대체할 경우 관련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구글의 검색광고 시장 지배력도 최근 AI의 도전을 받고 있다. AI 기반 검색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20여년 간 구글이 주도한 온라인 광고 시장에 오픈AI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지난달 AI 기반의 검색엔진 서치GPT를 출시하며 검색광고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이에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이자 협력사인 MS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오픈AI를 경쟁자 명단에 추가했다. 애플도 오픈AI의 챗GPT를 자사 기기에 넣었다. 동시에 애플은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 탑재도 논의 중이어서 전통적인 구글 검색엔진 자리를 AI 기반 검색이 대체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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