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K철도 많이 가르쳐달라"…2조원 '철도 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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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통한 몽골의 타반톨고이~준바얀 간 철도 모습. 사진 국토교통부

“한국은 철도 기술 분야의 강자이자 선진국이다. 몽골 철도 사업에 많이 참여해달라.” (버르후 델게르사이항 몽골 도로교통부 장관)

“한국의 철도 기술 관련 노하우 등 우리가 배울 점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헤를렝 히식자르갈 몽골 울란바토르철도 사장)

  철도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몽골을 방문한 한문희 코레일 사장을 만난 몽골 정부 및 철도 고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철도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몽골이 추진하는 각종 철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금 몽골에 'K-철도' 바람이 불고 있다. 몽골은 현재 전철화가 되지 않은 길이 2140㎞의 철도를 갖고 있으며, 표준궤(1435㎜)를 쓰는 우리나라 철도보다 궤간이 넓은 광궤를 사용한다. 전철화가 되지 않은 탓에 디젤열차만 운행 중이며, 여객보다는 석탄 등 각종 광물 자원 운송 비중이 높다고 한다. 지하철 등 도시철도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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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 지하철 1호선 사업 개요. 자료 코레일

 몽골 속 'K-철도'의 대표적인 성과는 몽골 최초의 도시철도가 될 울란바토르 메트로 1호선의 건설관리용역(PMC, Project Management Consultant)을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따낸 것이다. 코레일과 도화엔지니어링, 국가철도공단, 수성엔지니어링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용역비는 710억원가량 된다.

 울란바토르 메트로 1호선은 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선스걸렁역∼암갈랑역 사이 17.7km 구간에 지하철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2030년께 완공 목표다. 우리나라 컨소시엄은 기본설계부터 시공 계약자 선정·시공감리·시험 및 시운전 등 종합적인 사업을 관리하고, 개통 2년 전부터는 운영 및 유지보수 교육을 수행해 최종적으로 메트로 운영사에 인계하는 과업을 담당한다. 사실상 사업 전반을 다 관리하는 셈이다.

 히시게 남바타르 울란바토르 시장은 지난달 31일 한문희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코레일 같은 큰 철도 공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많이 배우려 한다”며 “특히 지하철 운영인력 교육에 긴밀한 협력을 요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트로 2호선 사업도 추진할 계획으로 조만간 예비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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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희 코레일 사장(왼쪽)과 히시게 남바타르 울란바토로시 시장. 강갑생 기자

 또 몽골 정부가 전체 인구(약 300만명)의 절반 넘게 거주하는 울란바토르시의 과밀화 해소를 서쪽으로 약 360㎞ 떨어진 옛 수도 '하르호린'에 인구 50만명의 신도시를 건설하고, 행정기관 이전 등을 추진하려는 계획과 맞물려 장거리 고속철도 건설의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몽골 내에 꽤 큰 철도 시장이 선다는 얘기다.

 사실 메트로 1호선 PMC를 따내기 이전부터 몽골에선 코레일을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크고 작은 철도사업을 벌여왔다. 코레일과 한국교통연구원, 유신엔지니어링 등이 팀을 이뤄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광물자원 수송을 위한 현대화 전략 및 철도 인프라 구축 비즈니스 모델 제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몽골 철도 개발전략 수립 컨설팅'을 수행했다.

 지난 2021년말부터는 코레일이 주관사로 팀을 구성해 '몽골 철도교통관제 마스터플랜 수립 컨설팅 및 사업관리'용역도 수행 중이다. 국내 철도 건설을 총괄하는 공기업인 국가철도공단도 타반톨고이~준바얀 간 414㎞ 길이의 표준궤 철도 건설사업에서 신호통신 구축사업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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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는 고속열차의 유지보수를 코레일이 맡는다. 연합뉴스

 코레일의 김원응 해외남북철도사업단장은 “몽골이 그동안 러시아와 손잡고 철도 건설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독립적으로 철도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가 간 관계가 좋고, 철도 기술력도 뛰어난 우리나라에 많은 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코레일도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007년 말레이시아 전동차 50편성에 대한 기술협력 및 컨설팅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탄자니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지에서 감리와 유지보수 기술 교육 등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로템이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키로 한 고속열차의 유지보수도 맡게 됐다.

 한문희 사장은 “앞으로도 민간기업들과 협업해 철도 기술력 향상을 지원하고,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공기업이 가진 국제적 공신력을 활용해 우리 민간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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