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물통 들고있었을 뿐인데 '탕'…美 한인여성, 경찰 총격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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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격에 숨진 이씨가 거주한 미국 뉴저지주 아파트. 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주에서 조울증을 앓던 20대 한인 여성이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한인회와 피해자 측 주장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사는 20대 이모씨는 지난달 28일 새벽 1시 25분쯤 자택에서 현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2017년 조울증 진단을 받는 이씨는 사건 당일 증세가 심해져 평소 진료받던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911에 구급차를 요청했다.

하지만 911 측에서 관련 규정상 경찰이 동행해야 한다고 알리자, 이씨는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

그러고선 택배 상자를 열 때 사용하는 소형 접이식 주머니칼을 손에 쥐었다. 이씨 가족은 경찰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도록 이 사실을 추가로 911에 알렸다.

이후 경찰이 이씨의 자택에 먼저 도착했다. 구급대원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씨 가족은 상황 악화를 우려해 출동한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이씨가 진정되길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이 갑자기 현관을 부수고 이씨 집에 진입했고, 당시 19ℓ짜리 대형 생수통을 들고 현관 근처에 서 있던 이씨를 향해 총격을 한 차례 가했다.

총알은 이씨 흉부를 관통했고, 이씨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새벽 1시 58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뉴저지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칼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씨 유가족은 당시 주머니칼이 이씨 손이 아닌 바닥에 놓여 있었다고 반박했다.

유가족 측은 이씨가 물통을 들고 있었을 뿐 경찰을 위협하는 등의 행위가 없었는데도 경찰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이씨를 보자마자 총격을 가했다며 과잉 대응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씨 유가족 측과 뉴저지한인회는 지난 7일 한인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보디캠 영상 공개와 함께 투명한 진상조사를 주 당국에 촉구했다.

한인회는 "병원 이송을 위해 구급차를 요청한 가족의 요청에 경찰이 무력을 먼저 사용한 이번 사건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뉴저지주 검찰은 총격을 가한 경찰관 이름이 토니 피켄슨 주니어라고 공개했다. 검찰은 관련 법규에 따라 경찰이 적법하게 대응했는지에 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자세한 사건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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