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중국 산시성 타이위원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청 6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발사한 위성 탑재 로켓이 우주 궤도에서 파손돼 700개 이상의 파편으로 분해되면서 해당 궤도를 지나는 1000개 이상의 다른 위성들이 충돌 위험에 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영 상하이 위안신위성과학기술공사(SSST)는 지난 6일 타이위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자체 위성 구축 프로젝트인 ‘천범성좌’(千帆星座)의 첫 사업으로 인터넷 통신 위성 18개를 창청(長城) 6A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G60 스타링크’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경쟁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미국의 우주 추적 기업 레오랩이 공개한 중국 로켓의 잔해 흔적. X 캡처

하지만 해당 로켓은 발사 마지막 단계에서 탑재한 위성을 궤도에 올린 직후 폭발했다. 이 사고로 700여개의 파편이 생겼다고 로이터는 추정했다. 미국의 우주 추적 기업 레오랩은 폭발로 인한 파편 조각 숫자가 900개 이상일 가능성이 높으며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도 약 800㎞에서 생성된 파편 구름은 수년 동안 떠다니면서 다른 위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우주사령부가 X(트위터)에 중국이 6일 발사한 로켓이 저궤도에서 300개 파편으로 분해됐다고 공지했다. X 캡처

우주 관련 기업인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의 부사장 오드리 쉐퍼는 향후 3일 동안 해당 궤도 5㎞ 이내에 있는 위성 또는 물체 1100여개가 로켓 잔해와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위성·물체 중 3분의 1은 궤도 조정이 가능하나 나머지는 로켓 파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연쇄 충돌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과 상하이 SSST는 아직까지 이 사고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구 저궤도에 수천 개의 위성을 배치한 스타링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해당 팀이 로켓 파편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나 자사 위성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매체 관찰자망은 “발사 임무를 완수한 뒤 로켓의 마지막 부분을 보통 우주 쓰레기로 남는다”며 “다만 다른 우주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현 국제규범은 로켓이 궤도를 떠나기 전에 가능한 한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위성발사 로켓인 창청 계열의 로켓은 지난 2022년에도 비슷한 폭발사고가 발생해 500여 개 이상의 파편을 만들면서 서방 국가의 비판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판 ‘스타링크’로 알려진 ‘천범성좌’ 프로젝트는 이번 18개 위성을 시작으로 올 한 해 108개의 위성 발사를 목표로 삼았다. 중국 동부의 장쑤·저장·상하이의 9개 도시가 참여한 ‘창장 삼각주 G60 과학기술 혁신 회랑’은 지난 2021년 천범성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상업용 우주산업은 올해 중국 정부의 업무보고에 바이오제조, 저고도경제와 함께 처음 포함된 핵심 ‘신성장엔진’이다. 미국 스페이스X는 올 7월 현재 6200개의 위성을 보유해 300만 고객을 확보한 상태로, 2027년까지 위성 숫자를 4만2000개로 늘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2030년까지 1만5000개 위성으로 구성된 저궤도 광대역 멀티미디어 위성 통신시스템을 구성해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의 상업용 항공우주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2조8000억위안(53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홍콩 명보가 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