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00년주기 ‘난카이 대지진’ 오나…일본, 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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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일본 도쿄 긴자의 생활용품점에서 사람들이 방재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11일 오후 도쿄 긴자(銀座)의 한 생활용품 판매점에 마련된 재난 대비용품 코너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부부는 이날 장바구니 한가득 목장갑, 밧줄, 호루라기 세트, 비상용 조명, 보조 배터리 등을 샀다. 다른 손님은 “지진에 대비하려고 물건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많은 이가 방재용품을 사자 비상 랜턴, 간이 변기 등이 놓였던 일부 진열대는 텅 빈 모습이었다.

지난 8일 규슈 앞바다에 발생한 지진을 계기로 일본에 거대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대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졌다’는 일본 기상청의 발표에 일부 방재용품이 품귀 현상을 보이는 한편 여행을 미루는 시민,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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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가고시마현 오사키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붕괴된 주택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8일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宮崎)현 니치난(日南)시의 수퍼에는 지진 발생 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가구 고정용 도구, 생수 등은 다음 날 저녁까지 대부분 팔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에(三重)현 등 도카이(東海) 지역 숙박시설에서는 지진을 걱정하는 전화 문의가 빗발쳤고, 예약 취소도 잇따랐다. 일부 지자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8일 미야자키현 앞바다에 발생한 규모 7.1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저협곡(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했다. 피난 장소와 경로를 확인하고 가구를 고정하며 물과 비상식량 등을 미리 준비하는 등 대지진 발생에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이번에 발령된 임시 정보는 피난을 권고하는 ‘거대 지진 경계’보다는 한 단계 낮은 ‘거대 지진 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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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시즈오카(静岡)현에서부터 규슈 남단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연안과 맞닿아 있는 약 800㎞의 해저협곡 지역에서 발생하는 거대 지진이다. 약 100~150년을 주기로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의 지진을 상정하는 난카이 대지진이 실제로 일어나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과 맞먹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난카이 대지진 피해 예상 규모는 최대 220조3000억 엔(약 2073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30년 이내 난카이 대지진 발생 확률을 70~80%로 본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미야자키현 강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0.1%에서 0.4%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관련해 지각 뒤틀림을 관측하는 지점 3곳에서 8일 지진 이후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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