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침내 금메달 건 리디아 고,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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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 우승과 함께 이 종목 최초로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모두 수집했다.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는 리디아 고. 김성룡 기자

“동생한테 불고기와 삼계탕을 만들어줬죠. 저희가 한식 없이는 못 살거든요. 하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한국이름 고보경)가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금메달을 차지한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르골프 내셔널. 리디아 고의 언니 고슬아(35)씨는 이렇게 말했다. 고씨는 “동생이 한식을 워낙 좋아한다. 이번 대회 기간에도 힘을 내라고 여러 음식을 만들어줬다”며 빙긋이 웃었다.

리디아 고는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금메달을 따냈다. 에스터 헨젤라이트(25·독일)가 합계 8언더파로 2위, 린시위(27·중국)가 7언더파 3위를 차지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리디아 고는 이로써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이 종목 최초로 금·은·동메달을 모두 수집하는 새 역사를 썼다.

이날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정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을 거둬 헌액에 필요한 27점 가운데 단 1점이 모자랐는데 이번 금메달로 마지막 점수를 채웠다.

리디아 고는 시상식에서 뉴질랜드 국기가 게양되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런 일이 올림픽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마치 내가 동화 속의 인물이 된 기분이다. 그동안 정말 좋은 일들이 많았지만, 오늘이 단연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이웃 국가인 호주의 골프 전설 카리 웹(50)은 “리디아 고가 모든 종류의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또, 명예의 전당에도 가입했다. 리디아 고는 대단한 금자탑을 쌓았고, LPGA 투어 역사의 일부분이 될 자격이 있다”고 극찬했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뉴질랜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하며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13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15세이던 2012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해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고, 2015년에는 최연소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것도 역시 최연소 기록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시아버지인 정태영(64) 현대카드 부회장의 모습도 보였다. 리디아 고는 2022년 12월 정 부회장의 아들 정준(27)씨와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양희영(35)이 6언더파 공동 4위를 기록했고, 고진영(29)과 김효주(29)는 이븐파 공동 25위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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