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아쉬움은 여기까지,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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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육상 높이뛰기에서 7위에 오른 우상혁과 수영 200m 준결선에서 탈락한 황선우, 남자 골프에서 8위를 차지한 김주형(왼쪽부터). 파리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노렸던 이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4년 뒤 열리는 LA올림픽에 다시 도전할 뜻을 밝혔다. 김성룡 기자, [연합뉴스]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28·용인시청)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수영 황선우(21·강원도청)는 털썩 주저앉은 채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남자 골프 김주형(22)은 경기장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11일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에선 기쁨과 슬픔, 감격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치열한 승부에서 승리해 메달을 딴 선수들도 있었지만, 경쟁자가 시상대에 선 모습을 보고 4년 뒤 2028 LA올림픽을 기약한 선수들도 적잖다.

우상혁은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을 뛰어 7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 기록인 2m36은 물론 이날 마지막으로 도전했던 2m31도 넘지 못하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금메달은 점프 오프에서 셸비 맥큐언(28·미국)을 꺾은 해미시 커(28·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커와 맥큐언은 나란히 2m36을 뛰어넘은 뒤 2m38은 넘지 못했다. 둘은 공동 우승 대신 높이를 점점 낮추는 방식으로 우열을 가리는 점프 오프를 택했고, 2m34를 넘은 커가 금메달의 주인공의 됐다. 동메달은 2m34를 뛴 무타즈 에사 바르심(33·카타르)이 가져갔다.

우상혁은 경기 후 “오늘 같은 날은 컨디션이 안 좋아도 최대한 좋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면서 “모든 선수가 매 시즌 잘할 순 없다. 그래도 올림픽을 겨냥하며 버텨왔는데 이렇게 끝나서 아쉽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아이콘이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높이뛰기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떠올랐고, 2020 도쿄올림픽에선 깜짝 4위에 올랐다. 그 기세를 몰아 파리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상혁은 인터뷰 도중 김도균(45)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쏟아냈다. 우상혁은 “감독님은 나를 위해 가정도 돌보지 못하고 해외로 다니면서 최선을 다하셨다. 그래서 아쉽다”면서 “2m31을 넘지 못한 뒤 감독님께서 나를 계속 격려해 주시더라. 누구보다 속상하시리라는 점을 잘 안다”며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우상혁은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오늘 좋은 자극을 받았다. 파리올림픽은 끝났지만, 내 점프의 끝은 아니다. 오늘 결과를 동기부여 삼아 LA에서 불꽃을 피우겠다”고 강조했다.

수영 간판 황선우와 남자 골프 김주형도 아쉬움을 뒤로 하고 4년 후 LA 올림픽을 기약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황선우는 특히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침통한 표정의 황선우는 “남은 선수 생활을 봤을 때 큰 교훈이 될 만한 레이스였다.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내 수영 인생이 여기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주형도 아쉬워한 건 마찬가지였다. 남자 골프에서 합계 13언더파 8위를 차지한 그는 감정이 복받쳤는지 30분 가까이 눈물을 흘렸다. 김주형은 “골프를 시작한 뒤 이렇게 운 적이 없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컸다”며 “잠깐이었지만 국가대표로 뛰면서 한 단계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 나라를 대표하는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근대5종 간판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와 태권도 기대주 서건우(21·한국체대)도 4년 뒤를 기약하며 파리를 떠났다.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전웅태는 11일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 합계 1526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태권도 서건우는 남자 8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디 흐르니치(21·덴마크)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져 메달을 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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