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파리 흔든 2000년대생, 4년 뒤 LA서 꽃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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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 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 경기에 출전하는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가 8일(현지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로 파리에서 혼합복식 동메달, 단식 4위를 기록한 신유빈은 이번에 4강전만 3번을 치루는 기록을 세웠다. 2024.8.8.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WOO

‘영 코리아(Young Korea)’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뒤흔들었다. 2000년 이후 태어난 ‘영 코리안’은 올림픽 무대 자체를 즐겼고, 자연스럽게 기량도 한껏 발휘했다. 이들이 한층 더 성장할 2028 LA 올림픽에는 더 큰 기대를 걸게 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따냈다. 금메달 수는 역대 최다인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와 동률이다. 대한체육회의 당초 목표는 금 5개로 종합 15위였다.

메달리스트 절반이 2000년대생…영코리아, 미래가 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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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최세빈·전하영

하지만 선수들은 개막 사흘 만에 금 목표를 채웠다. 종합 순위도 2016 리우(8위) 이후 8년 만에 톱10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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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반효진

이번 대회 한국 메달리스트 44명의 평균연령은 25.1세인데, 도쿄(27.7세) 때보다 확 젊어졌다. 30대는 6명뿐, 절반이 넘는 24명이 2000년 이후 태어났다. 금메달리스트 중에는 양궁 김우진(32)과 펜싱 구본길(35)을 빼곤 모두 10~20대다. 금·은 3개씩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사격은 김예지(32) 외에 메달리스트 전원이 2000년 이후 출생자다. 태권도도 남녀 막내인 박태준(20)과 김유진(24)이 금메달을 땄다. 양궁에서도 임시현(21), 김제덕(20), 남수현(19) 등 젊은 피가 활약했다. 은 2, 동 3을 수확한 유도의 개인전 입상자 허미미(22), 김하윤(24), 이준환(22), 김민종(24)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이다.

배드민턴 금메달 안세영(22)과 탁구에서 메달 2개를 따낸 신유빈(20), 박태환 이후 끊어졌던 수영 메달 계보를 다시 이은 김우민(23)이 막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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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김제덕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세대교체가 잘 된 것 같다. 앞으로 더 성장해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나갈 선수가 많다”고 평가했다.

사실 인구 절벽 등으로 스포츠 현장은 선수 구인난이다. 그나마 있는 선수도 프로 쏠림이 심하다. 과거와 달리 ‘메달=국력 또는 국위’라는 데 공감하는 국민도 적다.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범국가적 지원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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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김유진

그럼에도 역대 최고에 맞먹는 성과를 낸 건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한 젊은 선수들의 성공 의지와 노력이 큰 몫을 했다. 태권도 여자 57㎏급 세계 12위 김유진은 1·2·4·5위를 차례로 꺾는 이른바 ‘도장깨기’로 금메달을 따낸 뒤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 난 내 노력을 믿었다”고 말했다.

양궁 여자 단체전 금, 개인전 은의 남수현은 올림픽을 앞두고 자세를 완전히 고치는 모험을 감행했다. 주 6일 훈련에 개인훈련까지 더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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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허미미·김하윤·김지수·안바울·김민종·이준환

젊은 선수들의 모험을 수용하고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해소한 종목이 성과를 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림픽 3연패의 펜싱 남자 사브르, 16년 만의 단체전 메달의 여자 탁구가 대표적이다. 각 팀의 막내인 펜싱 도경동(25)과 탁구 신유빈 모두 선배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장점으로 꼽았다.

젊은 세대를 열린 마음으로 뒷받침한 지도자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65세인 사격 대표팀 장갑석 감독은 ‘3C(휴대전화·커피·담배) 금지령’ 등 최소한의 필수 제한만 두고 어린 선수들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게 했다. 당연한 금메달로 꼽혀 부담이 컸던 양궁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내색하지 않고 선수들의 스트레스와 부담을 줄이는 데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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