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늘서 내려온 톰 크루즈, 입으로 성화 끈 마르샹…파격 폐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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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화를 입으로 끄기 위해 모인 6명의 선수와 토마스 바흐 위원장. 뉴스1

파리 하늘에 떠 있던 성화가 꺼졌다. 2024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4년 뒤 LA 올림픽을 기약하며 작별했다.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이 12일 오전 4시(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렸다. 파리는 지난 1900년, 1924년에 이어 100년 만에 치른 세 번째 올림픽을 치렀다. 난민 선수단 포함 205개국 1만500여명이 32개 종목 329개 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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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밤 하늘을 밝힌 성화. 파리=김성룡 기자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대회는 개회식부터 파격적이었다. 티에리 르불 총감독이 연출한 개회식은 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펼쳐졌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배를 타고 선수단이 입장했다.

하지만 폐회식은 육상 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렸다.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했고, 프랑스어 순서대로 입장한 개회식과 달리 순서 없이 여러 나라 선수단이 함께 경기장에 들어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영부인과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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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들고 입장하는 박태준과 임애지. 파리=김성룡 기자

폐회식의 시작은 성화로 시작됐다. 이번 대회 수영 4관왕에 오른 레옹 마르샹이 성화를 램프에 담아 걸어나갔다. 이어 그리스 국기를 시작으로 참가국 기를 든 기수들이 입장했다.

한국은 태권도 남자 58㎏급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과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동)을 획득한 임애지는 기수로 나서 태극기를 흔들었다. 북한은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리세웅과 다이빙 김미래가 기수로 나섰다. 북한 선수단은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촬영하며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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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하산이 여자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흔드는 모습. 파리=김성룡 기자

올림픽 사상 최초로 여자 마라토너가 폐회식 중간 시상대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올림픽 폐회식에선 남자 마라톤 시상식이 열렸다. 대회 마지막 경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평등을 지향한 이번 대회에선 남자 마라톤을 폐회식 전날 치르고 여자 마라톤을 폐회식에 진행했다. 시판 하산(네덜란드)이 시상대에 올랐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하산에게 금메달을 수여했다.

성화대도 독특했다. 진짜 성화를 따로 보존하고, 열기구 성화대를 만들었다. 파리 중심 루브르 박물관 인근 튈르리 정원에서 전시된 열기구 성화대는 올림픽 기간 내내 많은 인파를 맞이했다. 특히 야간엔 밤하늘의 달처럼 떠 멋진 야경을 더했다.

'올림픽이 사라진 미래'에서 우주선을 타고 온 황금빛의 미래인은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며 올림픽의 흔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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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에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으로부터 오륜기를 전달받은 캐런 배스 LA 시장. 파리=김성룡 기자

바흐 위원장과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입장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파리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센강처럼 '센'세이셔널(환상적인)한 대회였고, 새로운 시대를 알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5대륙을 대표하는 프랑스 테디 리네르(유도), 쿠바 미하인 로페스(레슬링), 호주 엠마 맥키온(수영), 중국 쑨잉샤(탁구), 그리고 난민 선수단의 신디 은감바(복싱), 케냐 엘리우드 킵초게(육상)이 함께 섰다.

다음 대회 개최지인 LA 조직위로 오륜기가 이양됐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오륜기를 캐런 배스 LA 시장에게 넘겼다. 체조 3관왕에 오른 시몬 바일스도 함께 했다. 싱어송라이터 H.E.R의 미국 국가 제창이 이어졌고, 잠시 뒤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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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 액션을 펼치며 지붕에서 내려오는 톰 크루즈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배우 톰 크루즈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한 장면처럼 경기장 지붕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왔다. 크루즈는 선수단 사이를 걸어 무대로 향했다. 그는 오륜기를 들고 나와 오토바이에 꽂은 뒤 경기장 밖으로 사라졌다. 화면은 영상으로 바뀌었고, 에펠탑을 배경으로 질주한 크루즈는 비행기에 올랐다. 하늘에서 몸을 던진 그는 헐리우드 입간판(HOLLYWOOD)에 'O'자 세 개를 붙여 오륜을 만들었다.

크루즈가 건넨 오륜기는 미국 스포츠 스타들의 손을 거쳤다. 산악 사이클러 케이트 코트니는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기다리던 남자 2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육상 레전드 마이클 존슨에게 전달했다. 존슨은 한참을 달려 스케이트보딩 은메달리스트 재거 이튼에게 다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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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를 받고 달려나가는 크루즈의 모습.

다음 순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무재가 이어졌다. 이튼이 도착한 해변에선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공연이 펼쳐졌다. 다음은 미국의 대표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그리고 이번 대회 내내 올림픽을 즐긴 래퍼 스눕 독이 닥터 드레와 함께 마지막을 장식했다.

차기 개최지의 퍼포먼스가 끝난 뒤 마르샹이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관중들은 '레옹'을 연호했다. 마르샹은 바흐 위원장과 5대륙, 그리고 난민 선수단 대표 선수와 함께 나란히 섰다. 그리고 7명이 합께 입김으로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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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프랑스 국기가 파리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에게 넘어갔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연결하는 이벤트가 올림픽에서 진행된 건 최초였다. 마지막으로 샹송 '콤 다비튀드'(COMME D'HABITUDE·늘 그렇듯이)를 번안한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가 경기장에 울려퍼지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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