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구 주민 "수입천댐 결사 반대”...정부 “주민 동의 없이 추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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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환경부 양구 방산면 수입천댐 건설 반대 궐기대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댐 건설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박진호 기자

수입천댐 건설 전면 백지화 요구 

정부가 최근 전국의 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가운데 강원도 양구지역 주민들이 수입천댐 건설에 반발하고 나섰다.

양구군 주민으로 구성된 수입천댐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는 12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집회를 열고 수입천댐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추진위는 “양구 인구는 이미 소양강댐 건설 이전 4만1000명에서 현재 2만890명으로 감소했다”며 “수입천댐이 건설되면 주택 수몰과 행정구역 축소 등으로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서흥원 양구군수는 “이미 소양강댐과 화천댐, 평화의 댐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한 양구에 또 댐이 건설된다는 것은 양구군민에게 호수에 갇혀 죽으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수입천댐 건설 계획에 양구군민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환경부는 댐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그동안 댐 건설로 피해를 본 양구군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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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이 양구 수입천댐 건설과 관련한 사항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양강댐·화천댐·평화의 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

앞서 양구군은 지난 9일 반대 추진위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공동위원장은 서 군수와 정창수 군의회의장, 박종수 방산면대책위원장이 맡았다. 추진위는 앞으로 수입천댐 건설 반대 주민홍보, 군민 서명운동, 총궐기대회, 군민 공동행동을 위한 모금, 환경부 항의 방문과 반대 집회, 정부와 국회 건의문 발송 등 반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환경부는 양구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이날 오후 강원도청 기자실을 찾아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재현 물관리정책실장은 “주민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강제적으로 댐 건설과 관련된 절차는 추진하지 않겠다” 며“기후변화로 소양댐과 충주댐 물 공급 능력이 떨어져 장래 한강 유역 물 부족 현상에 대응하고자 수입천댐 등 댐 3개가 필요하다. 수입천댐 건설로 인한 민가 수몰이 없게 하고,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댐 건설 주변 정비 사업비를 대폭 확대하고, 교통 불편을 해소하는 등 주민 삶에 도움이 되게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입천댐 건설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에 발표한 전국 14개 댐 건설이 무조건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댐 건설 절차를 강제적으로 하지 않고, 언제까지 한다는 기한도 정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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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환경부 양구 방산면 수입천댐 건설 반대 궐기대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댐 건설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박진호 기자

"더는 희생과 양보 요구 어려울 것"  

김진태 강원지사는 "국익을 위한다는 이유만으로 더는 희생과 양보를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댐 필요성과 효과를 먼저 검토하고, 지역을 위한 지원책이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가 지역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고, (댐 건설은) 가급적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0일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홍수ㆍ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댐 후보지 14곳을 공개했다. 양구군 방산면 송현2리 일원에 건설 예정인 수입천댐은 저수용량 1억t 규모로 14개 기후대응댐 후보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수입천댐 건설 추진 후보지 상류에는 두타연 계곡이 있다. 두타연은 60여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다.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데다 DMZ 희귀 동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와 산양의 최대 서식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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