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테네 턱밑까지 불탔다…대형 산불에 마라톤 발상지도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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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인근 디오네에서 소방 헬리콥터가 산불에 물을 뿌리고 있다. 월요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 교외 12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화=연합뉴스

수도 아테네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비상이 걸린 그리스가 유럽연합(EU)에 긴급 화재 진화 지원을 요청했다.

12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불길이 아테네 턱밑까지 번지자 EU에 화재 진압 장비와 소방 인력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까지 이탈리아, 프랑스, 체코, 루마니아가 소방 장비와 인력을 급파하기로 약속했다. 스페인, 키프로스, 튀르키예도 지원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3시께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약 35㎞ 떨어진 바르나바스 마을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격렬하게 확산되고 있다.

불길은 현재 아테네 중심부에서 약 14㎞ 떨어진 브릴리시아까지 접근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만 아테네와 브릴리시아 사이에는 고속도로가 있어 산불 저지선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700여명, 소방차 190대, 살수 비행기 33대를 동원해 이틀째 진화에 애를 쓰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화재 지역 인근의 25곳 마을 주민은 안전을 위해 미리 대피해 현재까지 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13명이 연기 흡입, 소방관 2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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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티카에서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에 당국은 아테네 인근 여러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다. 이 중에는 마라톤 발상지로 유명한 ‘마라톤’ 지역도 포함됐으며, 당국은 주민 3만여명에게 인근 해변 마을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마라톤은 그리스어로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회향(茴香)을 가리킨다. 따라서 마라톤이란 지명은 ‘회향이 많은 곳’을 뜻한다. 회향은 미나리과의 향이 강한 채소로 씨앗과 잎이 요리에 쓰인다.

이 마을에 사는 주민은 AFP통신에 “모든 것이 불에 탔다. 재앙이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산불이 밤새 나무와 주택, 자동차를 태운 탓에 아테네에선 타는 냄새가 이날까지도 진동했다고 한다.

산불이 급격히 확산하자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전날 휴가를 취소하고 아테네로 돌아갔다. 그리스와 같은 지중해 국가에서 산불은 매년 여름철 자주 발생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산불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대형산불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올해 6월과 7월 평균 기온은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8월 들어서도 무더위와 가뭄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아테네 주변의 기온은 최고 39도까지 치솟았고 시속 50㎞의 강풍이 불었다.

그리스 당국은 오는 15일까지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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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펜텔리 인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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