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219명 광복절 특사...여야 댓글공작, 국정농단 모두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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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집권 후 다섯 번째 특별사면(복권·감형 포함)을 단행했다. 이번 복권으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사’ 대상자 1219명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2024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경제의 역동성 제고와 통합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서민 생계, 특별배려 수형자, 경제인, 전직 주요공직자, 정치인 등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말했다. 특사의 효력은 오는 15일에 발효된다.

이번 특사를 통해 김 전 지사 외에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 여야 정치인과 전직 고위 공직자 등 55명이 사면·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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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광복절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장관 등을 복권하고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등 1219명을 특별사면했다. 뉴스1

박 장관은 이날 “국정 수행 과정에서 잘못으로 처벌을 받았으나 장기간 공직자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전직 주요 공직자를 사면하여 정치 이념을 넘어선 통합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특히 그동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여론 왜곡 관련자들에 대해 여야 구분 없이 사면을 실시함으로써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 상황을 일단락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이번 복권으로 2027년 대선 출마 자격을 얻게 됐다. 야권 대권 주자로 평가받는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인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다. 이때 복권은 이뤄지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였다.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에 대해 “김 전 지사의 사면은 범행 경위라든가 이미 특별사면 및 복권을 받은 동종 사범과의 형평성 그리고 이번 사면에서 댓글로 여론을 조성한 사건 관련자 다수가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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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김 전 지사는 이번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다. 연합뉴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올해 초 징역 1년 2개월을 확정받았던 조윤선 전 정무수석도 복권된다. 앞서 조 전 수석은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불법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202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고, 그해 12월 특사 사면과 복권을 받은 바 있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복역했던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안종범 전 경제수석도 복권된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야당 정치인 사찰 및 뇌물로 총 13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중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잔형집행면제 및 복권 대상자가 됐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댓글공작으로 징역 4년,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 야당 정치인 사찰 및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원을 건넨 혐의로 징역 9년을 각각 확정받았다.

이 밖에도 박근혜 정부 때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은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여론 공작과 관련해 확정판결을 받았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이 사면 및 복권 대상자가 됐다.

전직 국회의원 가운데 원유철·엄용수·노철래·염동열·박상은·신학용·권오을·송희경·이군현·홍일표·황주홍·박종희·박준영 등 13명도 복권된다. 또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권선택 전 대전시장, 이기하 전 오산시장 등도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특사로 사건과 연루된 주요 공직자 상당수가 사면·복권을 받으며 드루킹 사건과 보수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 연루자가 모두 사면됐다. 앞서 윤석열 정권은 지난 네 차례의 특사를 통해 관련 혐의자들에 대해 특사를 진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특사에서 사면·복권됐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당시 복권이 됐다.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각각 두 번째와 네 번째 특사에 사면·복권됐다.

이날 특사에 경제인은 총 15명이 포함됐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대표가 사면되고, 최규옥 전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조순구 인터엠 대표가 복권된다. 이동채 전 대표는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약 11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2023년 8월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또 민생안정 지원 차원에서 재산범죄 위주의 형사범 1138명이 사면된다. 여기에는 중소기업인·소상공인·34세 이하 청년·운전업 종사자(생계를 위한 운전 중 교통사고로 처벌된 버스·택시 기사 등) 142명이 포함됐다. 다만 살인·강도·조직폭력·성폭력 등 강력범죄나 리딩방·스캠사기 등 최근 논란이 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비대면 온라인 사기 범죄를 저지른 형사범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밖에도 여객화물 운송업, 생계형 어업인,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41만 7260명이 특별감면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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