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가 13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의료비후불제 사업 확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충북도가 ‘의료비후불제’ 사업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충북도는 13일 "시행 2년 차인 의료비후불제 지원 대상에 미성년자를 포함한 2자녀 이상 다자녀가구 35만4837명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65세 이상 도민(33만884명)과 기초생활수급자(4만7061명), 차상위계층(2만5782명), 국가유공자(6634명), 장애인(4만5562명) 등 45만명이 의료비후불제 덕을 볼 수 있었다.

이번 개편에 따라 의료비후불제 혜택 대상은 80여 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충북 인구의 절반 수준이다. 의료비후불제는 병원비를 한 번에 내기 어려운 환자가 수술비 등을 여러 차례 나눠낼 수 있게 돕는 제도다. 개인 의료보험이 없고, 소득이 적은 취약계층 등은 목돈 지출 부담을 덜 수 있다.

환자는 대출금으로 의료비를 먼저 내고, 무이자로 최대 36개월간 장기 분할 상환할 수 있다. 환자가 원금을 갚는 동안 충북도가 매월 이자를 내준다. 1인당 연간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300만원을 3년 동안 갚으면 환자는 월 8만원 정도를 은행에 갚는다. 최승환 충북도 보건복지국장은 “노령연금이나 기초수급자 생계급여를 고려하면 신청자 대부분 월 10만원 정도는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며 “상환율은 99.2%로 양호한 편이다. 지자체 예산 부담이 거의 없는 선순환적 의료복지제도”고 설명했다.

충북도가 의료비후불제 시행을 앞두고 충북도내 종합병원과 업무협약을 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지난해 1월 시행한 의료비후불제는 임플란트와 인공관절, 척추질환, 심·뇌혈관, 치과교정, 암, 산부인과, 안과 등 14개 질환을 치료할 때 신청할 수 있다. 충북 도내 의료기관 247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종합병원은 13곳이며 치과 병·의원이 206곳으로 가장 많다. 누적 신청자는 8월 12일 기준 869명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361명(41.5%)으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 주민이 346명(39.8%)이다. 의료비후불제 신청자 중 79.1%(687명)은 임플란트 시술 때문에 대출을 받았다. 척추 질환 치료는 47명(5.4%), 치아교정은 44명(5.1%)으로 나타났다. 임헌표 충북도 보건정책과장은 “다자녀가구가 의료비후불제에 포함됨에 따라 치아 교정 치료 범위가 넓어졌다”며 “교정 치료가 필요한 아동이 목돈 부담 없이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의료비후불제가 다자녀가구를 배려한 의료복지정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대출한도를 500만원으로 늘리고, 지원 대상에서 소외된 분들을 포함해 충북 전 도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