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사태 고조에 이스라엘 최고경계령…보복 지연, 이란의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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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새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진이 붙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거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이번 주 중 공격할 수 있다는 예상에 따라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군 경계태세를 최고수위로 높였다. 중동의 확전을 막기 위한 미국 등의 설득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이 실제 공격에 나설지, 나선다면 언제 어떤 방법을 동원할지를 두고 서방 각국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이란과 헤즈볼라의 상황을 추적 중”이라며 “공격과 방어에서 최고 수준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에서 발표했듯 이란이나 그 대리인이 며칠 이내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정상은 전화 통화 후 이스라엘를 겨냥한 이란의 군사적 위협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이어갔다. 이와 별개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각각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별도로 통화해 이란의 자제를 요청했다.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번 주 중동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벌어진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에 대한 복수를 선언한 후 이란은 현재까지 즉각 보복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이 15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관련 휴전 협상 이전에 보복할 수 있다는 전망부터 상징적 수준에서 공격을 감행하거나 아니면 아예 보복을 그만 둘 수 있다는 예상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개혁파 성향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의 의견이 달리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보복 공격의 지연이 실은 이란이 기획한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campaign)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란이 언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단서가 거의 없다”며 “그것이 바로 이란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 했다. 이란정부 당국자는 FT에 “전혀 공격은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오늘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며 “죽음을 기다리는 게 죽음 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안보, 군수 능력을 한계로 몰아넣어 이스라엘 시민들이 일상을 유지할 수 없게 하려는 작전이란 것이다.

이란의 공격을 방어해야하는 이스라엘 역시도 내부적으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2일 의회에 출석해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과 전쟁을 벌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영웅들의 북소리와 함께 ‘절대적 승리’ 같은 횡설수설이 들려온다”고 답했다. 이는 “절대적인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하는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직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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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AFP=연합뉴스

한편 중동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영국 런던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가 배럴당 82.30달러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6달러로 올랐다. 각각 전 거래일 종가보다 2.64달러(3.3%)와 3.22달러(4.2%) 오른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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