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5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사고차량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고령자 운전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자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택시 면허 제도를 개선해 고령 택시 기사를 줄이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13일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른 후속 조치로 택시운송사업 발전 시행계획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인택시 감차지원금 확대

인천 남동구 도로교통공단 인천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한 어르신이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받기 전 운전면허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우선 고령자 택시 면허 취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택시는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다. 개인택시 기사가 되려면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이 필요한데, 자치단체가 면허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개인택시 기사가 되려면 사실상 기존에 발급한 택시 면허를 사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75세 이상 고령자는 기존 택시 면허를 사들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운전사가 고령화하면 본인은 물론 승객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줄줄이 늘어선 서울 택시. [뉴스1]

법인택시는 감차를 유도해 택시 수급을 조절한다. 개인택시와 달리 법인택시는 택시회사가 면허와 차를 소유한다. 택시 회사는 통상 택시 기사를 고용해 사납금을 받거나 월급을 주면서 택시를 돌린다. 택시 회사 처지에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령자를 촉탁직으로 단기간 고용하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때가 많다.

이와 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는 감차 지원금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감차 지원금이란 택시 면허를 반납하면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법인택시 면허를 반납하면 보조금을 현재 2300만원에서 40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 적정 택시면허 대수 이상의 택시면허가 1만개 정도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감차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개인택시도 면허를 반납하면 감차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효성이 크진 않다. 법인택시 면허가 3000만~4000만원에 거래되는 것과 달리, 개인택시 면허는 시중에서 1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어서다. 현재 서울시 개인택시 감차 지원금은 2800만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택시 면허 자격 유지 검사도 강화한다. 야간 시력 검사, 브레이크 압력 검사 등 세부 검사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도로교통공단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서 어르신들이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고령자 교통사고 역대 최대 

고령자 운전 이미지. [셔터스톡]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교통사고 3만9614건을 유발했다고 한다. 2005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지난달 1일 서울시청역에서 역주행으로 사망사고를 유발한 운전자 역시 68세였다.

이 밖에 서울시는 택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고 있다. 시간제 근무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운영하고 화장실을 확충하는 등 운수 종사자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내용이다. 법인택시 회사를 지속해서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서울택시정보시스템 기반 인사노무시스템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택시가 서울시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선 친절한 기사를 포상하거나 서비스 교육을 강화한다. 택시 기사가 승객에게 부당요금을 징수하면 처분 기준을 강화하고 교통 약자를 위한 택시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방안에 대해 전문가·시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어 서울시 교통위원회에 상정해 심의를 통과하면 제2차 택시운송사업 발전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한 뒤 올해 안에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