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뉴스1

하이브와 대립 중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이번에는 퇴사한 부하 직원과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 무마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어도어 전 직원 B씨는 13일 공개된 JTBC와 인터뷰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을 뿐인데 양측 싸움에 자신이 희생됐다”며 하이브와 어도어간 다툼에 희생양이 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아울러 “이 사건 본질은 누구나 겪을 수 없는 그런 괴롭힘을 굉장히 편파적으로 처리했고, 그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B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최근 만들고 “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부당한 지시와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충분한 근거 자료와 함께 (하이브에) 신고했다”고 적었다. A씨가 ‘남자 둘이 밥 먹는 것보다 어린 여자분이 있는 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게 B씨 주장이다. 또 “민 대표가 신고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 나서까지 적극적으로 A씨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내게 온갖 모욕을 일삼았다”라며 “대표로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보다는 신고를 무효로 하기 위해 저를 ‘일도 못 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잘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라고도 주장했다.

B씨는 “민 대표는 여태까지 (본인이) 비판하던 짜깁기, 왜곡, 동의 없는 카카오톡 공개를 했다”라며 민 대표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같이 일한 사람에게 잘못한 사실이 있으면서도 되려 이를 이용하고 미안하다는 사과한 줄 없었다”라고 말했다.

어도어 임원 A씨는 민 대표 측근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증거로 제시한 문건의 작성자이기도 하다. 하이브는 자체 조사 후 A씨 행동이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으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고, B씨는 어도어를 떠났다.

민 대표는 B씨 인터뷰가 공개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B씨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우선 “B씨는 신입사원이 아니라 7년차 직급이고 기본급은 임원급에 준하는 1억3000만 원(인센티브 별도)으로 이는 어도어 구성원 중 최고 연봉이었다”라며 “기대와 달리 일반적인 업무 e메일조차 비문이 많아 부대표나 제가 직접 수정해야 하는 등 단순 업무부터 수많은 문제와 잡음이 발생하며 예상치 못한 실망스러운 일이 자주 벌어졌다”고 맞받았다.

특히 성희롱 신고와 관련해서는 “A씨는 B씨의 연봉이나 연차를 생각했을 때 어리다는 개념이 없어 ‘어린 여성’이라는 표현을 절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서로의 주장이 배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저는 논란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억지로 끌어들여 모든 화살의 방향을 저로 겨누는 점이 상당히 불순하다”라며 “하필이면 하이브가 여러 이슈로 언론으로부터 집중 질타받고 있는 시점에 갑자기 B씨가 등장해 본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이도 아닌 애써 중재한 저를 억지로 겨냥해 공개 사과를 원하는 것이 몹시 석연찮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 이미지를 해하기 위해 어떻게든 없는 꼬투리를 잡아 변조하고, 교묘한 타이밍에 타인까지 끌어들여 대중의 분노를 설계하고 조장하는 이들은 그 비인간적 행위를 당장 멈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