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불출마 선언 기시다 “정치 불신 초래에 책임, 새 드림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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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4일 재선 포기를 선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반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은 내각제로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로,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10월 총리직에 올랐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새 총리를 향한 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이번 총재선거에서 자민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 앞에서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민당이 변화하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최초의 한 걸음이 나의 불출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재선거를 통해 뽑힌 새로운 리더를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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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자민당 총재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로 기시다 총리의 선거 불출마로 새 총리 자리를 놓고 자민당 내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A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 이후로 지지율이 하락하했다. 지지율 하락의 결정타는 지난해 말 불거진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였다. 자민당 주요 파벌 의원들이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파티권을 할당해 팔고, 목표치를 넘기는 경우 이를 회계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불거졌다. 기시다 총리는 정치 자금 문제로 인해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자 오랜 역사를 지닌 자민당 내 파벌을 해체하기도 했다.

성과로 한·일관계 개선 언급

이날 회견에서 그는 정치 자금 문제를 수차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국민 신뢰가 있고 나서야 정치가 있다”며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주류파, 반 주류파 관계없이 일치단결해 실행력을 갖는 새 드림팀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공감을 실현하는 것”으로 “저 자신도 한표를 확실히 던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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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자민당 총재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로 기시다 총리의 선거 불출마로 새 총리 자리를 놓고 자민당 내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AP=연합뉴스

회견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개혁 마인드를 되돌리지 않는 분에게 (지지가) 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자금 문제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말을 반복하며 “선출된 총재는 앞으로 드림팀을 만들어 (정치에 대한)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도 했다.

20여분 간 굳은 표정으로 회견에 임한 그는 임기 중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이 지난 30년간 겪어온 경기침체(디플레이션)에서 최근 벗어나고 있는 점을 비롯해 방위비 인상, 히로시마 G7 회담과 함께 한·일관계 개선과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이어진 사상 최대폭의 최저임금 인상과 자위대 명기를 포함한 헌법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그는 “스스로 오늘까지 해온 정책 과제 성과는 자부한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에 대해 ‘누구와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여러 분들에게 생각을 물었다”며 “마지막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나 스스로가 결정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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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자민당 총재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로 기시다 총리의 선거 불출마로 새 총리 자리를 놓고 자민당 내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AP=연합뉴스

자민당 총재선거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기시다 총리는 오는 9월 말까지 당 총재직을 유지하게 된다. 총재 선거 이후에는 의원(중의원·하원)으로서 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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