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與 잇따른 공보 혼선..."당정 기류 살피는 고차방정식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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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공보 파트에서 실책을 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국면에서 혼선을 빚은 게 대표적이다.

지난 9일 오전 11시 무렵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김경수 복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면 복권 관련된 부분은 대통령실에서 정하는 문제기 때문에 당 차원 입장을 내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복권된다면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는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환영 취지 논평이었다.

하지만 3시간쯤 지난 오후 2시 무렵 국민의힘 공보실은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당의 입장은 정해진 바 없다. 정부에서 검토 중인 만큼 당은 신중히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당 대변인의 오전 발언을 번복한 셈이다.

그 시점을 전후해 한동훈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측근에게도 반대 취지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여론이 들끓던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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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6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런던으로 출국하며 지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뉴스1

최근 인선 관련 논평도 비슷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지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하루가 지난 13일에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구성한,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환영 논평을 냈다. 영남 의원은 “언론으로 치면 오늘 다 나온 기사를 나 혼자 내일 낸 셈”이라며 “사실상의 공보 사고”라고 꼬집었다.

공보 실책에 대해 당 관계자는 “논평 초고를 작성하는 등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처 당직자가 최근 대거 교체되면서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당정 긴장으로 인해 고차방정식 수준의 현안이 잇따르면서 대응 실수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보 업무 경험이 있는 당 관계자는 “몇달 전만 해도 논평 등을 두고 당정 조율이 활발했지만, 지금은 그런 소통이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대변인단이나 공보실이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의 생각과 기류를 복합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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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與 여의도연구원장 유의동 내정=한동훈 대표는 14일 비공개 최고위회의를 열어 추가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신임 여의도연구원장으론 유의동 전 의원이 내정됐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정책위의장으로 비대위원장이던 한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한 대표는 여의도연구원이 총선 기간 당 싱크탱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고려해 여의도연구원 개편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신임 당무감사위원장에는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비례 위성정당) 공천관리위원을 지낸 유일준 변호사가 선임됐다. 친한계인 송석준 의원은 당 중앙위원회 의장, 장서정 전 비대위원은 홍보본부장을 맡는다.

19대 국회의원 출신인 신의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당 중앙윤리위원장에 임명됐다. 신 교수 임명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이용구 윤리위원장은 “임기를 보장받고 들어온 저에게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라도 할 줄 알았다”며 “분명히 저는 사표를 낸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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