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연 상대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황보승희ㆍ건설업자 나란히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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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승희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업가에게 1억 넘는 금품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황보승희 전 의원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황보 전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사업가도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받았다.

황보승희ㆍ내연남 징역 1년, 집유 2년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태우 부장판사는 14일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보 전 의원은 21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3월 예비후보가 된 뒤 내연 관계인 건설업자 A씨(50대)에게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회의원으로 A씨 자녀 명의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에 보증금과 월세 없이 거주하는 등 3200만원 상당 이익을 챙기고, A씨가 준 신용카드로 약 6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황보 전 의원에게는 추징금 1억4000만원도 함께 선고했다. 금품을 준 A씨도 함께 기소됐으며,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실혼ㆍ생활비” 주장 안 통했다  

재판 과정에서 황보 전 의원 측은 “A씨가 선거 훨씬 전부터 생활비를 줬다. 5000만원도 같은 성격으로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법상 혼인 신고를 한 건 아니지만 A씨와 사실혼 관계다. 일방적으로 누가 누구에게 이권을 바라고 준 게 아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도 “5000만원을 건넨 당시 황보 전 의원이 예비 후보로 등록된 사실을 몰랐다”며 같은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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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원은 두 사람이 법률상 보호받을 수 없는 내연 관계일 뿐 사실혼 관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9년부터 A씨가 황보 전 의원에게 건넨 돈의 액수와 비교해보면 2020년 3월 5000만원은 한 번에 지급됐고, 액수도 훨씬 많아 이례적”이라며 “용처를 보면 이 돈은 정치자금으로 쓰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서울 마포구 아파트는 황보 전 의원이 서울에서 의정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됐다. A씨 신용카드 사용액 6000만원 가운데 아파트 가구 구매에 쓰인 돈도 이런 활동을 위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런 범행은 정치와 금권 결탁을 막는 법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국회의원과 주변인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김 부장판사는 다만 황보 전 의원이 귀금속·식음료 등 구매에 A씨 신용카드를 사용한 데 대해선 “정치활동과 명백히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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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통일당 전광훈 고문(왼쪽)과 황보승희 비례대표 후보가 지난 4월 10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자유통일당 개표상황실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뉴스1

황보 전 의원은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6월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통일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1번으로 재선을 노렸지만 자유통일당 득표율이 비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3%에 못미처 재선에 실패했다. 앞서 검찰은 황보 전 의원에게 징역 2년,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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