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응급실 곳곳 '구멍', 환자수는 평시 회복…"…

본문

17236272211976.jpg

14일 충북대병원 응급실 문에 이날 오후 2시부터 15일 오전 8시30분까지 전문의 부재로 소아와 중증외상을 제외한 일반 응급 진료가 불가하다는 공지가 붙어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대병원 응급실이 14일 운영을 일시중단하는 등 응급의료체계 곳곳에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 규모도 평소 수준으로 다시 늘면서 응급실 운영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경증 환자의 이용 자제를 당부하는 한편,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대비해 별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대부분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응급실 당직을 서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 중 2명이 각각 휴직·병가를 내면서 기존 당직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병원 측은 "응급실 전문의 부재로 소아·중증외상 외 응급 진료를 제한(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응급실을 지키던 전문의들도 병원을 떠나면서 전국 곳곳에서 운영 파행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순천향대천안병원, 속초의료원 등에선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사직서를 내면서 응급실 진료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전문의 부족 때문에 이달부터 응급실 진료를 축소했다.

이런 가운데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전공의 공백 이전 수준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5~9일) 응급실 내원 환자 수는 1만9347명이었다. 이는 2월 첫째 주 평일(1~2일, 5~7일)의 1만7892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는 2월 첫째 주의 117%(8138명→9503명), 경증 환자는 101%(8285명→84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정부는 경증 환자들에게 가급적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비교적 경미한 증상이 있는 경우 응급실을 중증·응급 환자에게 양보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지자체 등과 협력해 전국 응급실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응급실 진료 공백이 없도록 관리해나갈 계획"이라며 "추석 연휴엔 응급실 상황 등을 고려해 별도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17236272213462.jpg

지난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사직 전공의 중 수련 과정에 복귀하는 대신 일반의로 병·의원에 취직하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2일 기준 레지던트 사직자(6590명) 중 14.7%에 해당하는 971명이 의료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인 5일 625명이었던 것에 비해 346명 늘었다.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은 '일반의 촉탁의' 등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수련 병원에 복귀하도록 지난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을 진행 중이다. 이날까지 레지던트 1년 차, 오는 16일까지 레지던트 2~4년 차와 인턴을 모집한다. 하지만 병원에선 전공의가 대거 복귀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조 장관은 "주변의 시선, 복귀 후 수련에 대한 걱정 등으로 지원을 망설이는 전공의들은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들을 '감사한 의사'라 조롱하며 명단을 만드는 행위 등에 대해선 엄정 조치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 명단 유포 및 비방 관련 21건의 수사 의뢰가 이뤄졌다. 조 장관은 "앞으로도 복귀를 방해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의 비방으로 고립감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복귀 전공의에겐 7월부터 시행 중인 '전 국민 마음 투자 지원사업' 등을 활용해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0,65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