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말복에 최저기온 28.3도…서울 118년만에 최장 열대야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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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인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집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말복이 지나도 한동안 무더위는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여느 해 같으면 폭염이 한풀 꺾이는 말복(14일)인데도 무더위의 기세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날 서울은 최저기온이 28도를 넘었다. 이달 후반까지는 33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반도는 고기압이 중첩된 상태로 폭염이 강하게 발생하는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이날 경기 여주시 점동이 39도, 서울 광진·금천구가 36.7도까지 오르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한 폭염이 나타났다. 기상청은 광복절(15일)을 지나 16일까지 강한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일부 지역은 37도를 넘을 전망이다. 주말 동안 폭염과 함께 시간당 20~30㎜의 강한 소나기가 전국 곳곳에 쏟아질 전망이다. 소나기는 주로 오후 시간대에 내륙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기온이 높아진 동풍 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한반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폭염과 함께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가 전국에서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여름은 폭염과 열대야 모두 기록적인 수준을 보인다. 올해 전국 폭염일 수는 13일까지 16.1일로, 평년(8.7일)의 약 2배다. 열대야 일 수는 평년(5.2일)의 3배에 가까운 14.8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28.3도(오전 6시 30분)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이날까지 24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며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두 번째로 긴 연속 열대야 기록을 세웠다. 광복절이 지나면 최악의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 기록(26일)을 경신하면서 118년 만에 연속 열대야 일 수가 가장 긴 해가 될 전망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기상청은 폭염이 이달 후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제7호 태풍 ‘암필’이 지나간 이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확장하면서 한반도에 더 강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에 태풍이 오지 않는 이유도 폭염과 관련이 있다. 한반도를 덮고 있는 두 고기압 세력이 태풍을 밀어내고 있다. 김 분석관은 “태풍이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중첩된 고기압을 뚫고 지나가지는 못하고 있다”며 “제5호 태풍 ‘마리아’가 북태평양 고기압 중 상대적으로 약한 일본 동쪽 해상을 지나간 뒤 일본 동쪽 해상으로 일종의 태풍 길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암필’과 제8호 태풍 ‘우쿵’의 예상 경로는 모두 일본 동부 해안이나 동쪽 해상 쪽이다.

이번 주말이 지난 이후에는 비 소식이 있다. 오는 19~20일에 저기압성 강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강수 시점과 지역이 달라질 전망이다. 오랜만에 소나기가 아닌 저기압에 의한 비가 전국에 내린다 해도 기온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를 내리는 저기압이 따뜻한 남풍과 함께 들어오기 때문이다. 김 분석관은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다 낮 최고기온이 다소 하강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33도 수준으로 폭염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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