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밸류업 연말이 분수령…CEO, 주주소통 나서야" 거래소 고언 [밸류업 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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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상무)는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올 3~4분기에는 늘어날 것”이라며 “주주와의 소통 측면에서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지원본부는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정책을 지원하는 핵심 조직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8일 정 본부장보를 만나 ‘밸류업 시행 반년’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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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상무)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상무는 ″연말이 되면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거래소

정부와의 강력한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가 많지 않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 밸류업 공시를 하고 난 뒤 시장의 평가에 대해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또 공시를 통해 밝힌 목표 수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비판을 받을까봐 두려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같은 이유로 앞으로도 기업의 참여가 저조하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다. 현재 여러 기업이 공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밸류업 공시는 사업계획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내년도) 사업계획이 정해지는 연말에는 공시 참여 기업이 늘어날 거고, 그때가 되면 기업 공시 내용을 분석할 수 있을 거다.
기업들의 주주 친화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나.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기업들이 소통을 강화하려는 분위기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밸류업이 이슈가 된 만큼 기업도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다. 실제로 자사주 소각 확대 등 주주 친화 사례가 서서히 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반응도 중요한데.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려면 외국인 주주와의 소통 방식도 좀 더 개선해야 한다. 외국인 주주와의 소통 부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거래소에선 지난 5월 ‘밸류업 가이드라인 해설서’를 내고 기업들에게 “각종 공시를 국문과 더불어 영문으로 제공하는 노력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통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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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한국에선 최고경영자가 주주와 직접 소통하는 일이 많지 않다.
주요 경영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 소통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외국계 투자자를 만나보면 C레벨(최고 임원급)이 IR(기업설명회) 같은 행사에 직접 나와 소통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소도 기업들에게 가급적 C레벨 인사가 직접 소통에 참여하기를 권하고 있다.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이 소통에 참여하는 경우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의 경영 관행을 바꾸는 일이다. 그런 만큼 당장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건 아니다. 계획대로 차근차근 프로그램을 이어나가면서 기업 참여율 제고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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