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 남자가 온다" 소식에 27조 움직였다, 새 스벅 CEO 누구길래 [해외 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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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새 CEO로 선임된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CEO. AP=연합뉴스

이 남자의 위기극복 능력은 얼마나 탁월한 걸까. 그가 온다는 소식만으로 200억 달러(27조원)가 움직였다.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기업 스타벅스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낙점된 브라이언 니콜의 이야기다. 실적 부진에 빠진 스타벅스를 구해줄 구세주로 시장은 그를 주목하고 있다.

식중독 스캔들 '치폴레' 구해내며 주목  

스타벅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패스트푸드 기업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브라이언 니콜 CEO를 차기 CEO 겸 이사회 집행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끈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경질됐다. 니콜의 임기는 9월 9일부터다. 하지만 영입 소식 직후 주식 시장은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뉴욕증시에서 스타벅스의 주가는 이날 24.5% 급등하며 사상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증가분만 200억 달러에 달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어려움에 빠진 스타벅스를 구할 구원투수, 시장은 니콜을 그렇게 평가했다.

니콜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경험이 있다. 그가 치폴레 CEO를 맡은 지난 6년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이전 대비 7배 늘었으며, 주가는 800%나 뛰었다. 2018년 니콜이 치폴레 경영을 맡을 당시, 회사는 위기에 빠져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멕시코 음식점이었지만 식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니콜은 품질과 신선함을 강조하는 마케팅과 소셜 미디어 전략을 개선해 이를 극복해냈다. 잊을만 하면 반복되던 치폴레의 식중독 사고는 그가 CEO를 맡은 이후부턴 일어나지 않았다. AP통신은 “치폴레가 2018년 수천 명의 식중독 환자가 속출하며 휘청거릴 때 니콜 CEO가 나타났다”며 “마케팅, 제품 혁신, 로열티 프로그램 추가 등을 동원해 매출을 늘렸고 상황을 반전시킨 이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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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치폴레 CEO 이전에도 니콜은 타코벨과 피자헛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미국 외식업체 얌브랜즈에서 일하며 외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물론 식품 안전 문제, 제품 혁신 등 다양한 현안을 빠짐없이 다루고 경험했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냈다는 것이 니콜에 대한 평가다. 외신에 따르면 멜로디 홉슨 스타벅스 이사회 의장은 “브라이언의 경이적인 경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는 혁신과 성장을 경력으로 입증해보인 문화 전달자”라고 선임 배경을 말했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도 “브라이언의 리더십에 오랜 기간 감탄해왔다”며 “그가 전환점에 있는 스타벅스에 필요한 리더라고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했다.

소비 감소와 국제 정세로 위기 빠진 스타벅스  

스타벅스가 니콜을 구원투수로 내세운 것은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스타벅스의 2024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액은 91억 1390만 달러(약 12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줄었다. 2분기(1~3월) 매출이 4% 감소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3분기 영업이익도 1.8% 줄었다. BBC는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스타벅스가 고전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 정세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 발발 후 ‘친(親)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 찍힌 것도 부진에 한몫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직원 노조를 고소하면서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친이스라엘 기업인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자금을 댄다’는 주장이 온라인 등에 퍼지면서다. 내러시먼 CEO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중동 지역에서의 잘못된 정보가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불매 운동은 오해로 빚어진 일이라 해명했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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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으로 경질된 랙스먼 내러시먼 CEO. AP=연합뉴스

내러시먼 CEO는 지난해 3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스타벅스 수장에 올랐지만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취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6% 상승했는데, 스타벅스 주가는 되려 22% 하락했다. 이에 최근 스타벅스 지분을 확보해 온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은 스타벅스 이사회에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타벅스 이사회는 엘리엇과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전 CEO가 현 경영진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내러시먼의 경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엘리엇은 내러시먼 경질과 니콜 영입에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엘리엇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지난 두 달간 스타벅스 이사회와 함께 회사의 주요 이슈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논의해 왔으며, 오늘 발표가 스타벅스를 위한 혁신적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니콜의 어깨는 무겁다.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리고, 내러시먼 재임기간 떨어진 주가도 회복해야 한다. 치폴레를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구했다지만, 스타벅스보다 덩치가 작은 기업에서의 실적이다. 치폴레의 연매출은 100억 달러 수준으로 스타벅스의 분기 매출과 엇비슷하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3만8000여개를 운영하지만, 치폴레는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3500개 남짓의 매장을, 그것도 주로 미국에서 주로 운영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치폴레 부리또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경기에 대한 걱정으로 소비자들의 커피 수요는 줄었다”며 “니콜에게 생각보다 더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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