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대선, 아시아계가 승패 바꿀 수도…"경합주서 핵심 스윙보터"

본문

17237052465333.jpg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계 유권자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 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가 경합주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스윙 보터(swing voter·부동층 유권자)'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등록한 유권자 기준 아시아계는 전체 유권자 중 약 4%를 차지했다. 수는 라틴계(15%)나 흑인(14%) 유권자보다는 적지만, 투표율은 다른 인종에 비해 높다. 2020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투표율은 2016년 대비 약 40% 급증했다. 이는 모든 인구 집단에서 가장 큰 상승 폭으로 기록됐다.

특히 아시아계가 많은 경합주에서는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정도의 영향력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에는 공화당 강세로 분류됐던 조지아주에서 지난 2020년 결선투표까지 거쳐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이 탄생한 데도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정치 데이터 분석업체 타깃스마트에 따르면 2020년 대선 기준 경합주의 대부분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규모는 도널드 트럼프-조 바이든 당시 두 후보 간 득표 격차보다 컸다.

아시아계, 다른 인종보다 '무소속'일 확률 커

NYT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다른 인구 집단 대비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고도 분석했다. 미국선거연구 등에 따르면 아시아계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지 성향을 스스로 '무소속'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일반 유권자의 두 배 정도였다.

이는 아시아계 미국인 대다수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태어나 귀화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이들은 태어난 지역이나 가정의 정치 성향을 따르는 대신 스스로 대표하는 정당을 고르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종전에 아시아계 유권자들은 주로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변화하는 추세다. 2012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70% 이상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투표했지만, 8년 후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한 비율은 당시의 약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2년 뉴욕주지사 선거에선 아예 공화당 후보를 밀어주는 경향도 보였다. 리 젤딘 당시 공화당 후보는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브루클린의 차이나타운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NYT는 "이 지역은 민주당 텃밭이었지만,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범죄에 대한 우려로 민주당에서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17237052466772.jpg

지난달 9일 미국 민주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을 겨냥한 캠페인 집회를 개최했다. AP=연합뉴스

민주당과 공화당은 경합주를 중심으로 아시아계 유권자를 노린 활동을 늘리고 있다. 양당 모두 한국어, 중국어, 타갈로그어 등으로 된 우편물을 보내고 신문 광고를 게재했다. 공화당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차이나타운의 아시아 커뮤니티 센터에서 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네바다주는 아시아계가 전체 유권자 중 10%에 달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에게 자신의 공약을 홍보하기 위한 지역 행사를 지난달 시작했다.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와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대통령이 된다. 다만 NYT는 "(해리스 부통령의 출신이) 아시아계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러스트벨트 주도권 역전? 해리스, '셰일가스 시추' 발언 역풍

  • 머스크와 브로맨스 과시한 트럼프…"가장 큰 위협은 핵 온난화"

  • 인신공격·막말 트럼프에 공화당 경고…"정책 얘기해야 이긴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0,69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