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세론 흔들리는 트럼프…부통령 후보 '밴스 지명 후회설'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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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조지아주립대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가 내홍설에 휩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JD 밴스 부통령 후보 카드’를 후회한다는 보도가 14일(현지시간)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날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밴스를 지명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트럼프는 밴스를 지명한 것이 끔찍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밴스 선택을 후회하는 5가지 이유’로 ▶‘아이 없는 고양이 부인’ 발언 여파 ▶과거 트럼프 비방 전력 ▶극단적인 낙태 금지론 ▶대중에게 먹혀드는 ‘트럼프ㆍ밴스는 괴상해’ 슬로건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보수적ㆍ반여성적’ 이미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핵심 인사 해고설’도…캠프 “100% 사실무근”

이와 함께 “트럼프는 자신이 ‘매우 재능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던 공동선대위원장 크리스 라시비타와 수지 와일스 등 핵심 인사들을 해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 라시비타는 데일리메일의 ‘밴스 카드 후회설’ 보도에 “100% 사실무근이다. 가짜뉴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공화당 고액 기부자들의 비공개 만찬 모임 때 ‘밴스 교체론’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 헤지펀드 금융인 빌 애크먼을 비롯해 고액 기부자 약 130명이 모인 공화당 대선 모금 행사에서 일부 인사들이 밴스 부통령 후보를 교체할 것을 제안했으며 트럼프는 이를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대선 후보 팀을 향해 ‘괴상하다(weird)’고 공격하는 것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그건 제가 아니라 밴스에 대한 얘기”라고 답했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그러면서도 밴스에 대한 ‘신뢰 상실’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밴스에게 ‘공격, 공격, 또 공격’ 작전을 조언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최근 해리스와 그의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거세게 몰아붙인 밴스를 두고 “훌륭한 선수”라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해 밴스와 그의 맞상대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민주당 부통령 후보) 간 TV 토론을 10월 1일 CBS 방송 주관으로 치르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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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합주 조사서 해리스 48%, 트럼프 47%

특히 트럼프가 근소하게 앞서던 지지율이 최근 해리스에 추월 당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캠프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선거 분석 업체 ‘쿨 폴리티컬 리포트’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7개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유권자 28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 대결 시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48%, 47%로 나타났다. 해리스는 애리조나ㆍ미시간ㆍ노스캐롤라이나ㆍ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 5개 주에서 근소하게 앞섰고 트럼프는 네바다에서 우위였다. 조지아에서는 둘이 동률이었다.

다자 대결 시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46%, 44%로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으며 해리스는 애리조나ㆍ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에서 양자 대결 시보다 더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고 해리스 당선 시 차기 정부에 입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지난주 요청했다는 보도가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서 나왔다. 다만 케네디 주니어 측의 여러 차례 연락에도 해리스 팀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케네디 주니어의 대선 레이스 완주가 해리스 팀에 더 득이 될 거라는 계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여론조사 결과 속에서 대선 승자를 예상하기엔 너무나 이른 시기이지만 해리스의 상승세에 최소한 트럼프가 최근 신경이 곤두선 상태라는 징후는 감지된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부인했지만 트럼프가 사석에서 해리스를 두고 ‘끔찍하다(nasty)’ ‘나쁜 X(bitch)’ 등 폭언을 썼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트럼프는 오랫동안 조롱하고 과소평가해온 해리스가 대선 판도를 바꾸며 활기찬 선거운동을 벌이자 연이어 실수를 했다”며 “트럼프는 계단걷기나 생각을 하다 헤매는 81세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익숙했는데 갑자기 20살 가까이 어린 데다 인파를 몰고 다니는 흑인 여성을 상대하게 됐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부대변인을 맡았던 사라 매튜스도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번 선거가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바로 그 지점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튜스는 “트럼프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유세 인파의 AI(인공지능) 조작(이미지) 음모론에 집착하는 게 그 방증”이라고 했다. 매튜스는 트럼프 추종자들에 의한 1ㆍ6 의사당 난입 사건 조사에 협조하는 등 트럼프와 멀어졌으며 지금은 트럼프 재선에 공공연히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14일 유세선 ‘경제정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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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동안 해리스를 겨냥해 “똑똑하지 않다” “언제부터 흑인이었나”라며 공격해온 트럼프는 인신 비방 대신 경제 등 정책 비판에 집중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받고 있는 처지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트럼프와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런 것(해리스 인신공격)으로는 이길 수 없다. 미 국민은 똑똑하다”며 “해리스의 지성이나 인파 규모가 아니라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를 의식한 듯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 유세에서는 바이든ㆍ해리스 행정부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데 화력을 모았다. 트럼프는 “이번 유세는 경제를 다루는 지적인 연설이다. 오늘은 우리 모두 지식인”이라며 현 정부 인플레이션 문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선에서 이기면) 취임 첫날 모든 권한을 이용해 내각 장관과 기관장에게 물가를 낮추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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