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려인, 나는 대한국인"…일본군에 물쏭 쏘며 봉오동전투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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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고려인 주민과 시민 등 500여명이 물총을 쏘며 봉오동전투를 재현한 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1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광주광역시에 있는 고려인마을에선 봉오동전투를 재현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당시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이 중국 지린성(吉林省) 봉오동 골짜기에서 일본군 정규군과 싸운 항일무장전투다.

㈔고려인마을은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일대에서 ‘고려인, 나는 大韓國人(대한국인)이다’라는 주제로 보훈문화제를 열었다. 광주보훈청과 광주 광산구청, 고려인마을이 공동 주관한 행사에는 고려인마을의 주민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했다.

‘31.9도’ 물총축제로 ‘봉오동전투’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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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봉오동전투 재현 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1

고려인마을 주민들은 이날 홍범도 장군이 이끌던 독립군이 일본군을 물리친 봉오동전투를 물총축제 형식으로 재현했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시작되자 “대한독립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독립군 역할을 맡은 주민들은 태극기를 상징하는 파란색·붉은색 비옷을 입고 손에 태극기를 쥔 채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일본군 역할을 맡은 검은색 비옷 일행을 마주치자 “대한독립 만세” “물러나라” 등을 외쳤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 체감온도가 31.9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연신 “만세”를 부르며 물총 행진에 참여했다.

물총 맞고 박 터지자…“코레아 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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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일대에서 봉오동전투를 재현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뉴시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홍범도 장군 흉상이 설치된 고려인마을 내 공원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물총을 집중적으로 쏴 터뜨린 박에서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대한독립 만세’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자 “코레아 우라(만세)”라는 환호성을 질렀다.

신조야(68) 고려인마을 대표는 “광복절에 함께 만세를 부르고 어우러져 사는 우리가 자랑스러웠다”며 “고려인마을에 사는 고려인 모두 대한민국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에 고려인 7000여명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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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에서 제104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홍범도장군 흉상 앞으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뉴스1

광주 고려인마을은 국내 대표적인 고려인 집단 거주지 중 한 곳이다. 한국에 있는 고려인 6만여명 중 7000여명이 광산구 월곡·산정·우산동 일대에서 살고 있다. 경기도 안산(2만여명)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고려인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광주 고려인마을에는 종합지원센터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청소년 문화센터 등이 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5월 고려인마을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현충시설로 지정하기도 했다.

고려인, 연해주 일대서 이주한 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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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주 초기 고려인들. [사진 광주고려인마을 종합지원센터]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이주한 한인이다. 1937년 스탈린 시절에는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하면서 궁핍한 삶을 살기도 했다. 고려인은 2000년대 이후 조부나 증조부 고향인 한국에 들어와 정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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