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기 둔화와 중동 긴장 사이…국제유가 한달새 15% 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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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널뛰고 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7월 이후 최고가와 최저가의 가격 차이는 15%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 가격이 내렸다가 중동발 전쟁 우려로 가격이 오르는 식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1.37달러(1.75%) 하락하면서 배럴당 76.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브렌트유 선물은 0.93달러(1.15%) 하락한 배럴당 79.76달러에 마감했다. 13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WTI는 배럴당 83.88달러(7월 3일)에 거래됐다. 이후 80달러 선을 오가던 국제유가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5일엔 WTI의 배럴당 가격이 72.94달러까지 떨어졌다. 5일은 코스피와 닛케이지수가 각각 전 거래일보다 8.77%, 12.4% 떨어지는 이른바 아시아 ‘블랙 먼데이’가 나타난 날이다.

상황이 뒤바뀐 건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된 이후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강경파인 야히야 신와르를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선출했고, 이스라엘은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지난달 말 이란 땅에서 하마스 최고위급 지도자를 살해했다고 본 이란이 보복성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확전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5일 72달러 선까지 내려갔던 WTI 가격은 1주일 내내 상승하면서 80달러 선을 기록했다. 12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2.64달러(3.3%) 올랐는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러던 국제유가가 13일엔 다시 내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가 공급 과잉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면서 중동 불안으로 뜨거워졌던 유가에 찬물을 부은 영향이다. 이어 14일엔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예상치보다 훨씬 더 많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유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처럼 널뛰기를 반복하는 국제유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경기 침체 공포가 단기 유가의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고, 공급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중동 전쟁 위험이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했다. 유가 상승·하락 요인이 각각 상존하면서 등락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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