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터리 이상 땐 바로 차주에 통보”…전기차 공포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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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관리체계 ‘BMS’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구매가 얼어붙자 완성차 회사들이 자사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알리기에 나섰다. ‘배터리 두뇌’라고도 불리는 BMS는 배터리의 현재 상태를 측정하고 이상 현상을 감지함으로써 충전·방전 속도 관리, 열 분산, 전압의 고른 유지 등 배터리를 최적 상태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다.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만으로는 소비자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기업들이 배터리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현대차·기아는 배터리의 미세한 단락(短絡)을 감지하는 기능이 최근 자사 BMS에 추가됐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는 운행 중 과도한 진동이나 충돌에 의해 내부에서 음극재와 양극재 등이 접촉하면 과도한 전류가 흐를 수 있는데, 이 상태에서 운행을 계속하면 배터리 고장이 일어나 과열·화재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BMS에 이런 문제를 감지하는 기능이 적용돼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이상이 발견되면 BMS는 차주 또는 등록된 운전자의 휴대전화로 안내 문자를 보낸다. ‘즉시 가까운 서비스 센터로 이동해달라’는 내용이다. 자체적으로 15년 이상 BMS를 연구해왔다는 현대차·기아는 기존 판매 차량에도 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연말까지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탑재 배터리의 화재 지연 성능도 강조한다. 지난 6월 충남 금산에서 발생한 기아 EV6 화재사고가 다른 사고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던 데엔 SK온 배터리를 차량에 탑재하는 과정에서 반영된 현대차그룹의 관련 기술력 덕분이라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열 폭주를 지연해 화재가 나더라도 피해 규모를 줄이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오전 테슬라코리아도 ‘테슬라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차량을 설계합니다’란 제목의 e메일을 고객들에게 보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이상 증상이 감지되면 고객에게 이를 알리고 긴급 출동 서비스나 서비스 센터 예약 등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BMW는 이번 화재사고 이전부터 “직렬 연결된 개별(셀) 배터리의 전압을 0.04% 오차 이내의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다”라며 배터리 이상 감지 기술을 강조해왔다.

한편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늑장 공개하며 비판을 받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EQE 화재로 피해를 본 인천 청라 지역 주민들에게 추가 지원 의사를 밝혔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 14일 오후 청라를 방문해 주민 간담회를 가졌다. 780여대의 차량이 전소할 만큼 컸던 피해 규모뿐 아니라 1억이 넘는 전기차에 세계 10위권 중국 업체 파라시스 배터리를 쓰고, 이 정보도 늦게 공개하며 악화한 여론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간담회에 참석한 바이틀 사장은 “(기존에 밝힌) 45억원 기부가 주민들 입장에서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통계 업체인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764대다. 국내 전체 전기차(승용차 기준) 판매량(5만5558대)의 5% 정도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만7067대, BMW는 3406대가 팔렸다.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상반기 판매(3만3388대) 점유율은 6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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