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웃 집이 아이 봐줘도 수당 준다…할빠·엄빠·사촌에도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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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한 할아버지가 손녀딸의 책가방을 메어주고 있다.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입니다.

엄마·아빠 대신 손주를 돌보는 '할빠(할아버지 아빠)' '할마' 등에게 돌봄수당을 주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친인척은 물론 이웃에도 돌봄 수당을 지급한다. 스웨덴 등 유럽 국가처럼 육아를 유급 노동으로 인정해 수고비를 지불하고 있다. 아이 낳기 좋은 보육 환경을 만들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거란 판단도 깔려있다.

울산시는 내년부터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돌봄 수당을 지급한다. 만 2세인 24개월 이상 36개월 이하인 손주가 대상이다. 한 달에 40시간 이상 돌보면 30만원까지 준다. 단, 가계 소득이 중위소득 150%(4인 가족 859만5000원) 이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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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할머니들이 자녀를 긴급돌봄교실에 등원 시키고 있다.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입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만 0~1세 아이에겐 부모급여(11개월까지 월 100만원), 3~5세는 유아보육비(월 28만원)를 준다"라며 "그런데 만 2세는 중간에 끼어 지원이 없는 데다 황혼 육아를 유급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있어 돌봄수당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살짜리 손자를 돌보는 김미숙(61·울산시 남구)씨는"손자를 안고 옮길 때 힘은
들지만 가족 일인만큼 즐겁게 돌보고 있다"며 "지자체에 육아 대가까지 챙긴다고 하니 더 힘이 날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남편과 교대로 주 5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손자를 돌본다.

경남도도 이달부터 돌봄수당을 지급한다. 만 2세 아이를 월 40시간 이상 돌보는 조부모에게 한 달에 20만원씩 1년간 준다. 아이가 2명이면 월 30만원, 3명 이상이면 월 40만원을 지급한다. 광주광역시는 2011년부터 돌봄수당을 지원 중이다. 쌍둥이 또는 세 자녀 이상인 맞벌이 가정 중 8세 이하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가 지원 대상이다. 종일 손주를 돌보면 월 30만원, 시간 돌봄 시엔 월 20만원까지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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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설 연휴 마지막 날이자 대체공휴일인 12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귀경열차에 오른 손주들을 배웅하고 있다. 뉴스1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형 아이돌봄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할빠·할마에 더해 고모·이모 같은 친인척까지 돌봄수당 대상으로 넓힌 게 특징이다. 지원은 서울에 사는 양육가정(중위소득 150% 이하) 중 만 2세 아이를 돌보는 할빠·할마, 사촌 이내 친인척이며 금액은 월 30만원이다.

지난달부터 최대 60만원까지 돌봄수당을 지급하는 경기도(13개 시·군 참여)는 할빠·할마, 친인척에 더해 육아를 돕는 이웃까지 지급 대상을 넓혀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가임여성 한 명당 출산율)은 0.72명이다. 가임기 여성이 평생 아이 한명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를 가족이 돌본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2018년 보육실태'를 보면 개인 양육 지원을 받는 부부 가운데 조부모(83.6%)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자식과 따로 사는 비동거 외조부모(48.2%)가 손주를 돌보기도 했다.

스웨덴은 수고비 같은 돌봄수당을 지원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달부턴 아예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가 최대 3개월간 유급 육아 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한 법을 제정했다. 아이 부모에게 주어진 유급 육아 휴직 일부를 조부모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해당 법의 핵심 내용이다. 조부모가 육아 휴직 기간 받는 급여는 기본적으로 부모가 받는 금액과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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