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리스 끝내주는 대통령 될 것"…바이든, 화끈하게 지원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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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라르고의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땡큐 조! 땡큐 조!”
1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라르고의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 마련된 민주당 대선 유세장.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소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대 앞에 서자 청중들이 “땡큐 조(조 바이든 고마워요)”를 큰 소리로 연호했다. 대통령 후보직에서 물러나는 결단으로 민주당 대선 캠프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번 선거를 해볼 만한 싸움으로 만들어준 데 대해 지지자들이 보내는 성원의 함성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이후 26일 만에 해리스 부통령을 돕는 첫 지원 유세에 나섰다. 바이든이 후보직 사퇴 후 해리스와 공개석상에 나란히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은 해리스를 화끈하게 밀어줬다. 해리스를 두고 “정말 멋진 대통령(one hell of a President)이 될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처방약 가격 인하’ 성과 홍보  

이날 바이든과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 핵심 어젠다였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의료지원 확대와 처방약 가격 인하 등 그간 이룬 성과를 적극 홍보하며 중산층 표심을 파고드는 데 힘을 쏟았다. 해리스는 “의료비 지원 확대 등 조 바이든보다 더 많은 업적을 낸 대통령은 없을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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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라르고의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IRA에 따른 의료보험 약값 협상으로 처방약 10종 가격이 인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바이든은 “공화당 하원의원 중 단 한 명도 IRA에 찬성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IRA에 반대했고 정부의 약값 인하 협상 권한을 무력화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이 대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을 두고 “도널드 덤프(dumpㆍ쓰레기 더미), 도널드 뭐가 됐든 간에(Donald whatever)”라며 비꼬았다.

고령 논란에 결국 발목이 잡혔던 바이든은 나이를 소재로 한 특유의 ‘자학 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270년 동안 상원의원을 지냈다”며 “내가 마흔 살 정도로 보이는 것은 알지만 나는 좀 늙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9살에 처음 상원으로 선출됐을 때는 빌어먹게도 어렸는데 지금은 너무나 늙었다”고 농담을 했다.

20대ㆍ유색인종 지지자 상당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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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린 메릴랜드주 라르고의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지지자들이 줄을 서 행사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라르고=김형구 특파원

이날 유세장에는 해리스에 대한 청년층과 유색인종 등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관심과 열기를 반영하는 듯 20대와 흑인 상당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0대 흑인 남성 데이비드 톰슨은 중앙일보와 만나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훨씬 젊어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같다”며 “대선에서 누가 이길지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해리스의 정책이 조직적이고 희망적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50대 흑인 남성 빌 그린스는 해리스의 메시지 전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노쇠한 바이든은 메시지를 힘 있게 전달하지 못하는데 검찰 출신 해리스는 요점을 정확하게 말해 설득력이 있고 에너지가 넘친다”며 “미국은 해리스를 지도자로 원하고 있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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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린 메릴랜드주 라르고의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지지자들이 건물 내 전광판을 통해 행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라르고=김형구 특파원

트럼프 또 해리스 인신공격…“그럴 자격 있다”

트럼프는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플레이션을 공격 소재 삼아 바이든ㆍ해리스 행정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트럼프는 에너지(전기) 요금과 식료품 물가상승률 수치를 하나하나 제시하며 “해리스가 할 수 있는 것은 끔찍한 인플레이션과 대규모 범죄, 아메리칸 드림 말살뿐”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대공황 때와 같은 경제적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진 취재진 질의 응답에서 해리스 인신공격에 대한 당내 우려와 관련해 “그녀(해리스)가 저와 다른 사람을 겨냥해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하는 것에 화가 난다”며 “나는 인신공격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자신과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향해 ‘괴상하다(weird)’고 하는 것을 거론하며 “그녀도 나를 개인적으로 공격한다”며 “괴상한 것은 그들(해리스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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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월 1일 ‘흙수저’ 부통령 간 TV 토론  

한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는 오는 10월 1일 첫 TV 토론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미 CBS 방송은 민주ㆍ공화 양당 대선 캠프가 10월 1일 부통령 후보 토론에 동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월즈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 글을 통해 “JD, 10월 1일에 봅시다”라고 했고, 밴스는 “10월 1일 CBS 토론뿐 아니라 CNN이 제안한 9월 18일 토론도 받아들인다. 두 곳에서 모두 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9월 10일 ABC 방송 주관 TV 토론에는 합의했지만, 트럼프가 제안한 ‘9월 내 추가 TV 토론(9월 4일 폭스뉴스, 9월 25일 NBC뉴스 주관)’에는 해리스 선거 캠프가 수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리스 선대위는 “대통령 후보 토론회 2차례와 부통령 후보 토론회 1차례 등 총 3차례 토론회에만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선대위의 마이클 타일러 대변인은 “내달 10일 ABC 주관 토론회 이후 10월 1일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있고 10월 중 또 다른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한 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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