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심방세동 발작도 감지? WSJ "스마트워치, 의사들이 먼저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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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의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기능이 강화하면서 의료기기 영역을 넘보고 있다. 치료보다 예방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스마트워치의 측정 기능의 수준이 의료기기와 비슷해지면서 의료 현장에서도 진단 보조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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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 전시관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새로 출시된 ’갤럭시워치 울트라’가 실물 전시 돼 있다. 뉴스1

의료기기보다 좋은 애플워치?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상 현장에서 동일한 기능을 가진 다른 의료 기기를 앞질러 의사들이 애플워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에 담긴 심전도 측정 기능은 심방세동(심장 부정맥의 일종) 징후를 감지해 심장 질환 관리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WSJ은 “병력이 있는 환자에겐 이 기능을 쓰도록 승인되지 않았지만,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애플워치를 사서 심방세동 발작을 감지하라고 말한다”라며 “간편함, 저렴한 가격, 보편성 때문에 의사들이 애플워치를 선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에선 애플워치 데이터를 활용,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제 사용 시간을 줄이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항응고제는 혈전 위험을 낮추지만 출혈 부작용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약을 상시 복용하는 게 아니라 실제 스마트워치가 발작을 감지하면 그 이후로 30일간만 약을 투여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도 워치를 대하는 태도가 점차 달라지고 있다. 국내 5대 대형 병원의 한 관계자는 “환자들이 홀터 심전도(장시간 연속 심전도 기록장치)를 매 시간 달고 있을 수 없으니, 워치 기록을 참고해 진단에 참고하는 수단으로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의사마다, 병원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이 기록을 더 적극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한 심장질환 환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미리 인쇄해간 스마트워치 측정 기록을 인정받아 추가 홀터(검사) 없이 시술했다”라고 주장했다.

진무년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마트워치는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진단)를 높이는 알고리즘으로 돼 있어, 상당수 연구에서 민감도가 90% 이상으로 나온다”라며 “병원 검사로 잡아내기 힘든 발작성 심방세동(심장 부정맥의 일종) 환자에게는 워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규제 문턱은 여전

의료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바뀐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라 병원에서 하는 다채널 검사뿐 아니라 스마트워치 등 단일 채널로 재는 심전도로도 심방세동 등 질환에 대한 확진이 가능하다. 다만 제대로 된 의료기기처럼 쓰려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대규모 임상 시험이 필요하고 원격 의료 규제와 수가(의료행위 대가) 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워치는 통신 기능을 기본으로 하는 모바일 플랫폼이기 때문에 의료기기로 허가돼 있지 않다”라며 “워치의 심전도 측정 수준이 일반 의료기기보다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원격의료 여부 등 논란될 만한 부분이 있어, 확실한 건 의사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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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중앙포토

규제의 벽은 여전히 높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야망은 야심차다. 심전도 측정뿐 아니라, 당뇨 환자를 위한 비침습 혈당 측정 플랫폼을 노린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향후 바늘로 손가락 등 피부를 찔러 피를 내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스마트워치에 담기 위해 기술 개발 중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대 때부터 매년 수천만 달러 비용을 들여 애플워치를 통한 혈당 모니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소형 기기에 비침습 방식의 혈당 측정 기능을 담는 게 워낙 어려운 기술인 데다 규제 문턱을 넘기도 쉽지는 않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갤럭시워치에 혈당 측정 기능이 들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사장은 “의료 규제 통과에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했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월 “혈당 측정 목적으로 스마트링, 워치 단독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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