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널 뛰는 국제유가 속 '유류세 인하' 종료 임박…갈림길 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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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주유소. 유가 안내판에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정부가 이달 말 종료되는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를 11번째 연장할지 갈림길에 섰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다음 주 중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류세와 관련된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등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데 2주 가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 주에는 관련 발표를 해야 한다.

앞서 기재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를 한시적(6개월)으로 도입했다가 이후 2~6개월 단위로 10차례에 걸쳐 연장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말 종료를 앞두고 세율 인하 폭을 축소(휘발유 25→20%, 경유 37→30%)하며 이달 말까지 2개월 연장한 바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6월17일 기자 간담회에서 ‘8월 말 이후 한 번 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지’와 관련해 “글로벌 상황과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살피고 8월 중 물가와 국제유가 동향을 감안해서 연장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름 자체가 탄력 세율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을 봐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물가 수준만 고려하면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들어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 대비)은 지난 3월 3.1%까지 찍었다가 4월 2.9%→5월 2.7%→6월 2.4%→지난달 2.6%로 둔화했다. 지난달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달과 같은 2.2%를 나타냈다. 이를 두고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일 “안정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 동향이 불안정한 게 문제다. 지난달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7.43달러(7월4일)와 76.3달러(8월5일) 사이에서 널뛰고 있다. 국제 유가는 2~3주 간격을 두고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에 반영된다.

이런 혼조세 탓에 유류세 인하 조치를 한 번 더 연장하되 인하 폭을 더 줄이는 절충안이 나올 수 있다.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OECD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세금을 깎아주는 유류세 인하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해 선별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유사하게 한시적 유류세 인하를 도입했던 해외 국가들은 대부분 올해 3월 이전에 관련 조치를 종료했다.

기재부 일각에선 “유류세 인하 조치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원을 넘는 등 재정 기반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쓸 돈은 많은데 세금이 잘 걷히지 않는 결과다. 기재부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4개월간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이 약 9조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여러 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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