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일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베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막말 행진을 이어나갔다. 정책적 비판보다는 인신공격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선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직 사퇴를 배후에서 조종한 것은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미워한다”라며 시카고에서 개최될 민주당 전당대회가 조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선 “정신 나간 사람” “급진주의자”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하기 쉬운 후보라고 주장한 그는 “내 외모가 해리스보다 훨씬 낫다”라고도 말했다. “미치광이의 웃음”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의 웃음소리에 대한 공격도 되풀이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NYT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를 주제로 한 이날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을 이어나간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이 물가 안정 문제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능력을 더 신뢰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정책과 관련한 논리적인 공격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냐는 취지에서다. 트럼프 캠프나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경제 문제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유세에서 그런 조언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보인 셈이다. 그는 민주당의 경제 정책에 대해 ‘마르크스주의’나 ‘전체주의’라고 비난했을 뿐, 전날 해리스 부통령이 발표한 세제 혜택과 물가 안정 등을 뼈대로 한 경제 구상 정책을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