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왼손 특급으로 성장하는 과정"…LG는 손주영의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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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56) 감독은 왼손 선발투수 손주영(26)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 수차례 "손주영은 류현진(한화 이글스)·김광현(SSG 랜더스)·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특급 왼손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믿음과 기대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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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손주영. 뉴스1

실제로 손주영은 올해 '기대주' 꼬리표를 떼고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 잡는 중이다. 올 시즌 LG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2경기에 등판해 8승(7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 3.89도 수준급이다. 100이닝 이상 던진 국내 투수 가운데 원태인(3.47·삼성 라이온즈)과 양현종(3.63)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4위가 류현진(3.97)이다.

염 감독은 팀 내 전반기 최우수선수 중 한 명으로 손주영을 꼽으면서 "선발 한 자리를 효과적으로 맡아준 덕에 승부처에서 마운드 과부하를 막고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손주영에게 올 시즌은 오랫동안 꿈꿔온 기회다. 그는 2017년 신인 2차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키(1m91㎝)가 크고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 그때까지만 해도 LG와 손주영 모두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첫 2년간 9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따낸 뒤 현역으로 입대했다. 복귀 후엔 운도 따르지 않았다. 2022년 처음으로 5선발 자리를 꿰차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첫 3경기에 등판한 뒤 팔꿈치를 다쳤다. 결국 수술을 받고 1년 가까이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해 5월 다시 실전 등판을 시작했지만,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9월에야 1군 마운드에 돌아왔다. 10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5이닝 무실점)에서 뒤늦은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면서 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행운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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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손주영. 연합뉴스

'우승의 맛'을 본 손주영은 올해 절치부심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LG 투수 중 가장 먼저 불펜피칭을 시작했고, 청백전에서도 힘과 안정감을 증명했다. 완벽한 준비를 마친 그는 마침내 또 한 번 5선발 기회를 잡았다. 심지어 정규시즌 개막 후에는 '1선발 같은 5선발'로 활약했다. 기복이 심한 외국인 투수들과 부상으로 이탈한 국내 투수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았다.

지난해까지 손주영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시즌은 26과 3분의 2이닝을 던진 2021년이다. 2017년 입단 후 5시즌(군 복무한 2020·2021년 제외) 동안 한 번도 30이닝을 넘겨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113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졌다. 5년간 던진 총 이닝(65와 3분의 2이닝)의 두 배가 넘는다.

물론 성장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주영은 지난 1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 5회 나성범에게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염 감독은 그래도 "상대 타자가 잘 쳤을 뿐, 손주영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투수가 모든 공을 완벽하게 던질 수는 없다"고 감쌌다. 또 "손주영은 지금 성장 과정을 거치고 있다. 포크볼만 조금 더 가다듬으면 삼진 비율이 훨씬 더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엔 100% 우리 팀의 국내 1선발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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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손주영. 뉴스1

LG는 올 시즌 남은 31경기에서도 외국인 원투펀치와 손주영을 1~3선발로 내세워 로테이션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기가 띄엄띄엄 열리는 9월에는 더 그렇다.

염 감독은 "쉴 수 있는 상황에선 최대한 휴식하게 해주되 상대 전적에 따라 이길 확률이 높은 투수를 우선 배정해야 할 것 같다"는 구상을 밝혔다. 손주영은 NC 다이노스전(4경기 평균자책점 1.80)과 삼성전(3경기 평균자책점 1.04)에서 가장 강했고, 롯데전과 한화전에 1차례씩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출발이 조금 더뎠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손주영은 에이스에게 꼭 필요한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지금 손주영에게서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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