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0만명 투약 가능…강원도에 코카인 60㎏ 가공공장까지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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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캐나다 범죄조직원 A의 은신처에서 찾은 코카인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국내에서 코카인을 가공·유통하려던 캐나다인 마약조직원 등이 해경에 붙잡혔다. 이들에게 압수한 코카인은 60㎏ 상당으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적발된 코카인 유통량 중 최대 규모라고 한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마약류 관리에 의한 법률 위반 혐의로 캐나다 범죄 조직 고위급 A씨(55)와 판매책 B(27)씨 등 한국인 2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외국에서 선박으로 액체 상태의 코카인을 들여와 고체로 가공해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이들에게서 코카인 총 60㎏(시가 약 1800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2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압수된 코카인을 모두 합치면 65㎏”이라며 “캐나다 범죄 조직원이 코카인을 직접 국내에 들여와 가공·유통까지 가담한 첫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에 창고 빌려 코카인 가공까지 

A씨는 과거에도 미국·캐나다 등에서 코카인을 밀반입하다 검거돼 2001년과 2010년에 교도소에 수감된 전력이 있었다. 그는 수사 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코카인 특유의 향이 나는 가루 형태가 아닌 특수 물질을 섞은 액체 형태로 코카인을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강원도의 한 창고를 빌린 뒤 코카인을 가루로 만드는 가공 공장으로 운영했다. 이렇게 만든 코카인을 B씨 등을 통해 유통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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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해양경찰청이 적발한 마약 사범들의 검거, 범행현장. 중부지방해양경찰청

A씨는 해경에 “캐나다에서 코카인 유통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람이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네가 가라’고 해서 입국했다”며 “액체 상태의 코카인을 어디에서, 어떻게 가루 형태로 가공했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페인트 통처럼 생긴 용기에 액체 상태의 코카인을 특수물질과 혼합해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들여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해경은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A씨가 지난 4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저녁 시간에 강원도의 한 지역을 9차례 방문한 점에 주목했다. 위치를 추적하니 외진 곳에 그가 임대한 창고가 있었다.
A씨는 이곳에서 콜롬비아 출신 외국인 범죄 조직원 2명과 코카인을 가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 B씨 등은 필리핀에 있는 지인 C씨의 부탁을 받고 A씨의 국내 체류를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가 “코카인을 판 돈 일부를 주겠다”고 하자 마약 관련 범행에 가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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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전경.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해외 코카인 마약 조직 국내 진출 가능성도 수사

해경은 A씨가 캐나다 범죄 조직의 고위직으로 활동하고 있고, 압수한 코카인에 과거 캐나다 밴쿠버 일대에서 활동한 마약밀매조직 ‘UN’ 영문이 양각으로 각인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A씨는 과거에 이 조직에 몸을 담았다고 한다.
해경은 사실상 캐나다 마약밀매 조직이 국내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코카인 가공 작업을 한 콜롬비아인들을 추적하고 있다.

소병용 중부해경청 수사과장은 “우리나라도 더는 코카인의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다”며 “국제적 마약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국정원 등 유관 기관과 공조해 선박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유통 등 마약 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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