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분간 차 100대 지나던 그 대학…새 총장 "학생 안전'위해 정문 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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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천대 ‘단순 통과車’…캠퍼스 학생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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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경남 국립창원대 북문 출입구. 국도25호선에서 내려와 창원대를 경유해 시내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줄줄이 서 있다. 안대훈 기자

140만8549대. 지난 한 해 경남 국립창원대에 10분 이내 짧은 시간에 드나든 자동차 숫자다. 일명 ‘단순 통과 차(車)’로 하루 평균 4000대 가깝다. 이들 차는 대부분 평일 출·퇴근 시간에 몰렸다. 지난해 기자가 직접 세보니, 5분간 출입한 차만 100대 가까이 됐다. 이 때문에 창원대 캠퍼스가 아침·저녁마다 교통 혼잡으로 몸살을 앓았다.

단순 통과 차는 주로 시 외곽도로(국도 25호선) 이용 차다. 이 도로에서 시내로 진입하거나, 시내에서 외곽으로 진출할 때 창원대 캠퍼스를 경유했다. 다른 경로(창원중앙역 역세권 방면)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출퇴근 상습정체’ 구간으로 악명 높은 탓에, 이들 차는 대학 캠퍼스를 우회도로로 사용했던 셈이다.

이 때문에 학생 안전이 우려됐다. 등·하교 시간과 겹쳐서다. 그간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단 바(bar) 파손 등 2022년에만 크고 작은 사고가 29건 발생했다. 대학은 단순 통과 차를 줄이려 안전부담금 징수(유료화)를 시도했지만, 지역민 반발로 무산됐다. 이런 상황은 2014년 북문 개통 이후부터 줄곧 악화했지만, 해결은 지지부진했다.

신임 총장 “정문 막아라”…통과車 캠퍼스 외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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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폐쇄된 경남 창원국립대 정문에 차단벽이 설치돼 있다. 안대훈 기자

이에 창원대는 “지난 2일 대학 정문을 폐쇄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취임한 박민원 신임 총장이 “학생 안전” 때문에 단행한 조치라고 한다. 박 총장은 ‘첫 모교 출신’ 총장이다. 실제 최근 전국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이 숨지는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올해 6월 부산대에선 20대 학생이 지게차에 치여 숨졌고, 지난해 6월 서울 동덕여대에서도 등교하던 20대 학생이 트럭에 부딪혀 사망했다.

창원대는 1차적인 정문 폐쇄 조치에 이어 학내 교통체계도 변경하고 있다. 캠퍼스 중심부(대학본부·도서관 방면)를 지나던 다수의 자동차를 외곽으로 돌리는 방안이다. ‘북문(국도 25호선 방면)~캠퍼스 중심부~정문 또는 동문’ 경로가 ‘북문~캠퍼스 외곽(운동장 방면)~동문’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창원대 관계자는 “이전보다 차량 흐름을 불편하게 하는 동시에, 보행자가 많은 중심부와 차량을 분리하는 조치”라고 했다.

“정문은 시민광장으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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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국립창원대가 캠퍼스 정문 일대에 조성할 '시민 공유 개방형 광장' 조감도. 자료 창원대

동시에 창원대는 폐쇄한 정문 일대를 공원 형태의 ‘개방형 시민 광장’으로 조성한다. 국비 25억원을 들인 환경개선사업을 진행, 내년 12월 준공이 목표다. 또한 정문 바로 옆 주차장에는 398억원(국비 등)을 유치해 스포츠·문화 복합시설 ‘아레나 플렉스(ARENAPLEX) 창원’을 건립한다고 했다. 지상 5층 규모(연면적 8800㎡)로 실내 수영장과 테니스장, 체력단련실, 문화전시실, 디자인 스퀘어와 사무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박 총장은 “대학 내 자동차 흐름 체계 변경은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우리 대학 정문을 ‘사람 중심 정문’으로 개편하고, 그 광장과 아레나 플렉스 창원은 지역 시민과 함께 하는 지역사회 자부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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