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고시엔 본선에서 4강전 진출을 확정한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고교야구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甲子園) 4강에 진출했다. 지난 2021년 고시엔에 처음 나가 4강에 올라선 지 3년 만의 재진출이다.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선수들 모습이 이번에도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19일 효고(兵庫)현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8강전에서 나라(奈良)현 대표 지벤학원을 4대 0으로 꺾었다. 오는 21일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 결승에 진출한다.

교토국제고는 투수 니시무라 이츠키(西村一毅·고2)와 나가사키 루이(中崎琉生·고3) ‘쌍두마차’를 앞세워 연승을 이어왔다. 니시무라는 이날 완봉 뒤 지난 2021년 지벤학원에 3대 1로 졌던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기분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교토국제고의 전신은 1947년 재일동포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세운 교토조선중학교다. 현재 중·고등학생 160여 명이 한국어·일본어·영어로 공부하고 있다. 재적학생의 90%는 일본 국적이다.

백승환 교장은 4강 진출 소식에 “후지모토(藤本) 주장이 ‘한·일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 고맙다”고 말했다. 또 “야구를 통해 학교 발전과 동포사회가 하나 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다”며 “한·일간 미래지향적인 가교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