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Fed 금리인하 기대 고조에…골드바 최고가, 달러는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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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금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표준 금괴(골드바) 개당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약 13억3000만원)를 돌파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금값을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가치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약세를 보이면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5개월 만에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0.1% 오른 2541.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은 이날 장중 2549.90달러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20% 가까이 오르며 상승세다. 지난 16일에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2509.65달러까지 뛰면서 사상 처음으로 2500달러(약 333만원)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표준 금괴의 개당 가격도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중앙은행이 금 현물을 보유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준 금괴는 일반적으로 개당 400온스(12.44㎏) 정도로 제작된다.

금값 상승세는 조만간 미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거란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값은 금리가 낮아질 때 달러의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

시장에선 금값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연말까지 온스당 2600달러(약 347만원)에도 도달할 수 있다”며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의 금리 인하 임박 신호에 모든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달러 가치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약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고금리 국면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달러 매도 움직임 등이 나타나면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상대적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9일 101.88까지 하락하면서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인덱스’가 19일 전일 대비 0.6% 상승하면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OCBC은행 외환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미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된 데다 아시아 국가들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 기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0.8원 오른 1333.2원에 거래를 마쳤다(환율은 하락). 지난 3월 21일(1알러 당 1322.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자산 가격 흐름에는 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작용한 만큼,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입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3일 잭슨홀 미팅(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석학이 참석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인데, 보다 확실한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지 주목된다. 노무라증권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직접 언급할 가능성은 작지만 최근 경제 데이터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 의지가 있음을 시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의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9일 “9월 금리 인하 논의는 적절하다”고 언급하면서 시장 기대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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