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한양행 폐암약 '렉라자' 병용치료제, 미국 FDA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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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인 렉라자를 기본으로 한 병용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 항암제가 FDA 승인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한양행은 20일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치료제가 FDA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리브리반트는 존슨앤존슨(J&J)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이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병용 치료제도 존슨앤존슨 제품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렉라자를 얀센(존슨앤존슨의 자회사)에 기술 수출한 바 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치료제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폐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국소 진행성(부분 전이)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치료제다.

병용 치료제는 지난 2월 FDA의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돼 심사를 받아왔다. 이 약의 국제 임상시험(일명 마리포사)은 조병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장이 주도해 왔다. 조 교수는 병용 치료제가 기존 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만 단독으로 쓰는 것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킨다는 점을 입증했다. 타그리소는 아스트라제네카의 EGFR 변이 폐암 치료제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폐암약의 하나이다.

또한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23.7개월로 늘렸다. 타그리소의 16.6개월보다 길다. 반응 지속 기간(DOR)도 25.8개월로 타그리소의 16.8개월보다 9개월 길다. TP53 돌연변이, 뇌 전이 또는 간 전이가 있는 고위험환자에게도 병용 치료제가 타그리소보다 무진행생존기간이 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를 종합하면 전체 생존율(OS)에서도 우수한 경향을 보였다.

병용 치료제는 복용법을 훨씬 개선했다. 렉라자는 알약, 리브리반트는 혈관 주사약이다. 지금은 리브리반트 투여에 6시간 걸린다. 이번 병용 치료제는 리브리반트를 피하주사제로 개선해 투여하는 데 5분밖에 안 걸린다. 조 교수는 "약효와 투여방법이 혁신적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30여 개국 의사들과 함께 1200여명의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국제 3상 임상을 주도해 왔다.

다만 병용 치료제는 미국에서 상용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앤존슨이 한국에 언제 들여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국에 들여와도 식약처 허가, 건강보험 등재 심사, 약값 심사 등을 거쳐야 하므로 환자들이 사용하기까지 갈 길이 아직 멀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는 국내에서 각각 폐암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조병철 교수가 각각 8년에 걸쳐 임상시험을 했고, 효과를 입증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에서 렉라자 후보 물질을 도입했다. 그 후 임상시험을 거쳐 J&J의 자회사인 얀센에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를 12억5500만 달러(약 1조 6000억원)에 다시 기술 수출했다.

렉라자는 2021년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고 그해 7월 건강보험이 적용돼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되고, 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올해 1~3월 200여억원 어치가 사용됐다. 올해 매출액 1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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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이번 FDA 승인으로 연구개발(R&D)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첫 결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또 병용 요법 허가를 받으면서 승인 심사를 앞둔 유럽이나 중국·일본 등지에 처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신약 출시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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