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01세 광복군에 큰절한 75세 한 총리 "덕택에 나라 번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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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수원시 장안구 보훈공단 보훈원을 방문해 오성규 애국지사 등 보훈원 입소자들을 위문하며 청년 인턴들과 101번째 생신을 맞은 오성규 지사에게 큰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75세 국무총리가 101세 광복군에게 큰절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보훈원을 찾아 국내 생존 최고령 광복군인 오성규 지사의 101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국무총리실 청년 인턴 4명과 함께 오 지사를 찾은 한 총리는 큰절을 올리며 “지사님 덕분에 제가 국무총리로 생신 축하를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지사님 덕택에 대한민국이 번영하는 나라가 됐다. 지사님의 공을 기억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와 함께한 20대 청년 인턴 이수민씨도 “저보다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에 뛰어드신 지사님의 용기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총리와 청년 인턴들은 광복군 태극기 케이크와 다과가 올라간 생일상을 차리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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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규 애국지사가 지난해 8월 13일 오후 서울현충원 김학규 광복군 제3지대장 묘역에서 환국 신고와 참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0세를 맞아 일본에서 영구 귀국한 오 지사는 1923년 8월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졸업 후 만주로 떠나 항일운동을 했고, 16세 때 안후이성 푸양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주태석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광복군은 일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군끼리도 가명을 썼다. 이후 미국 전략공작국(OSS) 훈련생으로 선발돼 군사훈련을 받다가 해방을 맞았다.

하지만 북한에서 내려왔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좌우 이념 대립으로 가족에게도 신분을 숨긴 채 장사를 하려 일본으로 떠나야 했다. 오 지사의 두 아들은 1990년 오 지사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뒤에야 아버지가 독립지사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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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 1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오성규, 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18년 부인과 사별한 뒤 오 지사는 “여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지난해 8월 13일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국내로 모셔왔다. 오 지사는 귀국 이틀 뒤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입장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오 지사에게 박수를 보내며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선열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정체성의 요체이자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지난해 중앙SUNDAY 인터뷰에서 “어쩌면 광복군에 들어가기 위해 굳은 마음을 먹었던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때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참전유공자의 배우자와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보훈원에 입소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총리는 오 지사와 담소를 나눈 뒤 보훈원에 거주하는 유공자 20여분을 만나 “잿더미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번영을 이룩한 것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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